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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늦봄 여는 문화공간 톺아보기-전주 서학동사진관] 초록 건지산이 손짓하네…쉬어가라고

김지연 사진전 '건지산 옆에 살아요'로 5~6월 전시 준비
“건지산 옆으로 이사와 10년째 숲의 숨소리에 귀 기울여“

 

코로나19로 얼룩진 올해 봄, 한숨 쉬어가던 서학동사진관에 건지산의 자연이 노크를 한다.

지난 2013년 5월부터 전주 서학동사진관을 운영해온 김지연 사진가는 10여년 전 건지산이 바라보이는 전주 호성동으로 이사를 왔다. 거의 매일 건지산을 찾아 숲의 들숨 날숨에 귀를 기울이며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했다.

5~6월 전시 주제는 ‘건지산 옆에 살아요’. 김 관장이 건지산을 오가며 느낀 ‘편안함’ 그 자체로 구성했다. 전주에 함께 사는 사람들이 건지산의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보고 활력소를 느끼길 바랐다.

건지산 옆에 살며 오가는 이들에게 매일 소소한 기쁨과 슬픔을 나눠준 제비꽃, 복사꽃, 엉겅퀴, 아기 붓꽃, 상사화,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콩새, 소쩍새, 수꿩, 고라니도 함께 하는 자리.

이번 전시를 통해 이웃들의 무기력한 일상을 위로하고 싶었다는 김 관장은 “무거운 주제의식이 담긴 작품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틈틈이 산을 오가며 찍은 사진은 길에서 얻은 가치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로 돌아왔다. 그 과정에서 자연을 느끼고 그 안에서 받았던 위로와 에너지를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

사진은 모두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다. 일상을 기록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쓰기 위해 나선 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모습을 주로 담았다. 자연 수채화 같은 느낌의 사진과 길 위의 호흡이 느껴지는 사진에는 또 다른 애정이 생긴다.

전시는 건지산이 녹음으로 우거지는 ‘여름’으로 시작한다. 처음 사진을 풍경 사진을 찍었던 계절이 여름이었기 때문.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맘때쯤의 건지산은 초록옷을 입고 이리 걸어오라 손짓한다.

전시기간 중 300장에 달하는 5x7사이즈 사진을 전시장에 붙여놓고 관람객 1인당 최대 5매로 제한해 판매할 계획도 있다. 전시 중에는 예약을 통해 사진을 구매할 수 있고, 전시가 끝난 후 찾아갈 수 있다. 300장에 담긴 건지산은 모두 다른 표정을 가진 터라 소장 가치를 불러일으킨다.

“전북뿐만 아니라 타 지역 사람들도 이 공간을 찾아 건지산 풍경을 보고 전주의 풍경에 관심을 가지면 더욱 좋겠죠. 사계절 옷을 갈아입으며 뽐내는 자연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느끼는 기운은 얼마나 감사한지. 평범한 일상이 그리운 요즘, 제가 건지산에서 느꼈던 위로와 안식을 많은 분들이 받아가셨으면 해요.”

서학동사진관은 지난 3월 공간의 어제와 오늘을 찬찬히 돌아보는 기획으로 상반기 일정을 시작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4월 한 달간 선보일 예정이었던 시각장애인 사진가 초대전 ‘당신이 행복하면 좋겠어요’를 취소했다.

5월 새 이야기로 봄과 여름을 이을 ‘건지산 옆에 살아요’ 전시는 오는 20일 시작한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