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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무궁무진한 남도 문화자원 ‘스토리’로 꿰어야죠”

[20년간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 서순복 조선대 법대 교수]
일 중독 허덕일 때 ‘문화’는 탈출구…논문 쓰고 책 내고 애정 쏟아

 

“21세기는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스토리파워의 시대이기도 하구요. 남도에는 무궁무진한 문화자원이 많습니다. 이것을 하나로 의미 있게 꿰는 것은 바로 스토리이지요.”

법대를 졸업하고 이후 교수로 근무하던 이가 문화 분야로 방향 전환을 해, 다양한 문화정책에 관한 논문을 쓰고 문화관광해설사로도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서순복 조선대 법대 교수.

영광 출신의 서 교수는 최근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스토리텔링과 접목한 책 ‘한국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발간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40대 중반에 일에 중독될 만큼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어느 순간 번 아웃(Burn Out)이 왔다”며 “당시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를 매개로 답사 열풍이 불었는데, 문화답사가 내게는 탈출구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당초 그는 일류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늦은 나이에 통신사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이 남았다. 일을 하는 틈틈이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대학 교수로 임용이 된다.

“프로젝트도 많이 하고 논문도 많이 쓰고, 학회활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밤낮으로 일에 얽매이다, 갑자기 쓰러질 것 만 같은 두려움이 몰려왔죠.”

김 교수는 당시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탈출구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교육을 받고 바로 문화유적지에서 해설사를 시작했다.
 

“20년째 문화관광해설사를 하며 관람객들에게 문화유산도 소개하고 교육도 하다 보니 애정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느끼게 된다’는 말의 의미를 그때 깨달았던 거죠.”

그렇게 시작된 해설사 일은 삶에 활력소가 됐다. 뿐만 아니라 다른 무엇보다 앞으로의 세계는 ‘문화가 대세’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문화정책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됐고 논문도 그 분야만 쓰게 됐다”며 “문화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문화정책학회 부회장, 예술법학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본격적으로 문화활동에 매진했다.

“앞으로의 세상은 융복합시대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손바닥 안에서 모든 것이 통용되고 다양한 학문이 ‘비빔밥처럼 섞이는’ 그런 시대가 펼쳐질 겁니다.”

서 교수가 이번에 ‘한국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이라는 책을 발간하게 된 것도 그런 연유와 무관치 않다. 20년간의 해설사 활동과 그동안의 연구가 자양분이 됐다. 또한 문학, 인문학 관련 책들을 탐독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 책에는 그동안의 문화정책을 연구주제로 천착한 내용 등도 담겨 있어 문화콘텐츠를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의 문화유산은 케케묵은 골동품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무궁무진한 창조적 에너지가 응축돼 있거든요.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람자들에게 해설을 해 주는 것은 문화의 숨결을 공유하는 일이지요. 더욱이 스토리와 접목된 문화는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힐링과 여유를 주니까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