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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리뷰]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 ‘_잇다’

시공간 제약 넘어…음악으로 그린 소통의 힘
14개국 10개 팀 참여, 온라인으로 마주해
각국 단체 개별연주에 이어 전체 합동연주
한국 시나위팀, 판소리 춘향가 해학 풀어내

 

16일 오후 7시 전북지역 실력파 연주자들로 구성된 ‘시나위팀’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무대에 올랐다. 전 세계를 잇는 실시간 온라인 월드 시나위(Virtual World Sinawi) ‘_잇다(Link)’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대형 LED 모니터에는 러시아, 대만, 독일, 캐나다, 이란, 스페인 등 해외 9개 지역에서 14개국의 아티스트의 얼굴이 나타났다. 이들은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지키면서 약속한 공연시간에 맞추어 음악으로 소통하기 위해 마주했다.

KBS전주 1TV와 전주세계소리축제 공식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한 이번 공연은 1시간 가량 이어졌으며 월드 시나위를 통해 전 세계를 하나의 음악으로 잇는 시간이 됐다.

실시간으로 연결해 펼쳐진 온라인 합동공연에는 2020 소리페스티벌 시나위(한국) 팀을 비롯해 후메이 비트(러시아 연방 투바 공화국), 에쎄 퀸텟(러시아),세바스티안 그람스(독일), 큐브 밴드(타이완), 콘스탄티노플(캐나다&이란), 비구엘라(스페인), 트완 티스 오버시즈(벨기에, 이집트, 룩셈부르크, 브라질), 보이 아키 듀오(네덜란드),임란 칸&나임 칸(인도)의 호흡이 모였다.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러시아 연방에서는 다양한 공연예술의 매력을 전했다.

러시아 연방 투바 공화국의 ‘후메이 비트’는 투바 전통악기와 함께 투바족 고유의 ‘흐미 창법’을 현대적인 어법으로 소개했다. 투바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록, 재즈, 팝 음악을 절묘하게 결합한 음악을 통해 투바족의 고유의 전통과 역사, 문화가 담긴 노래를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콘서트홀 소속연주단체인 ‘에쎄 퀸텟’은 러시아 클래식 음악에서부터 왕좌의 게임 OST, 아스트로 피아졸라 작품까지 장르의 한계를 넘어선 크로스오버의 정수를 선보였다.
 
한국 시나위팀의 연주는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두 이후 춘향모가 등장하는 대목으로 문을 열었다. 이 연주는 전 세계 9개 도시를 지나, 마침내 전주의 모악당의 무대까지 이어진다. 공연의 절정에서는 자진모리 장단을 통해 신명을 풀어냈다. 해학이 돋보인 ‘암행어사 출두’ 장면의 소리대목 뒤로 이어지는 소리꾼과 연주자가 주고받는 개별 즉흥 연주는 이 연주의 하이라이트가 됐다.

‘시나위팀’으로 의기투합한 황승주(아쟁), 서정미(대금), 조송대(피리), 조진용(해금), 장인선(장구), 이용선(판소리) 씨는 한국 전통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동시에 전 세계 9개 월드뮤직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즉흥연주를 펼치며 ‘시나위’의 진정한 매력을 선보였다.

각 단체의 개별연주와 더불어 모든 연주자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연주는 전 세계 누구나 알 수 있는 대중적인 곡으로 선정했다. 한민족의 희노애락이 담긴 ‘아리랑’은 조화로운 하모니를 통해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공연 초반, 아리랑변주곡으로 세계음악가들의 연주 위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면 10여개국의 연주를 마무리하면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아리랑을 연주함으로써 예술가와 관객이 직접 만날 내년의 소리축제를 기원했다.

연주의 한 영역처럼 연출을 더한 기술팀의 활약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본래 연주단 전용이었던 오케스트라피트에는 공연 기술팀과 해외 커뮤니케이션팀이 자리했다. 음악적 구성과 인터넷, 음향, 영상 기술력이 총동원됐으며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음악을 통한 소통을 그리는 세계 예술가들의 의지에 힘입어 유의미한 도전을 남겼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