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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예술의 힘, 오늘의 안녕을 묻다] 월드뮤직그룹 오감도

지역의 문화예술인이 전하는 ‘코로나19 극복’ 메시지
올 전주세계소리축제 개·폐막 공연서 각각 활약한 멤버들
“같이 호흡하며 즐기는 음악, 나눌 수 있는 문화 이어가야”

일상에 몰아닥친 코로나19의 여파는 그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불안의 먹구름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전북의 예술인들이 햇볕 한 줌을 선사한다. 차차 맑은 하늘을 맞이하길 바라며 이따금 오늘의 안녕을 물을 요량이다.
 

지난 9월 무관객 생중계 방식으로 닷새간 치러진 제19회 전주세계소리축제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함께 했다.

소리꾼 이용선과 기타 연주자 안태상, 키보드 연주자 정보빈은 개막·폐막 공연에서 각자 역량을 뽐낸 이들은 한 그룹에서 활동하는 동료 사이다. 2003년 전라북도에서 결성된 이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월드뮤직그룹 ‘오감도’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에서 특별 시나위팀으로 뭉쳐 한국 전통음악의 정수를 보여준 소리꾼 이용선 씨는 전통 판소리를 뿌리에 두고 가요, 팝송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이용선 씨는 “현장에 관객들이 없는 공연은 무척 낯선 도전이었지만 코로나19 속 세계의 예술인들과 함께 한 음악교류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큼 환상적이었다”며 “소리로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어서 새삼 감사했고 무대 위에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오감도와 안태상밴드 대표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안태상 씨도 무대에 담긴 간절함을 전했다. 그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계획했던 무대가 대부분 취소되면서 오감도 또한 많은 무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무엇보다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며 음악을 즐기지 못한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문화와 예술의 명맥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방식은 달라지겠지만 우리가 서로 교감하면서 나눌 수 있었던 공연문화는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감도’는 결성 이후 전주세계소리축제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초청공연을 비롯해 EBS스페이스 공감, 서울아트마켓 PAMS초이스에서 다양한 음악으로 관객들과 소통해왔다. 한때 오랜 공백기를 거쳤지만 2017년에 활동을 재개하며 제2기를 열었다. 기존 연주자들과 새로운 음악가들이 합류한 것. 안태상(기타), 백은선(가야금), 이용선(소리), 박진희(장고·꽹과리), 신지혜(바이올린), 정보빈(건반·베이스), 김병규(전자드럼)가 오감도라는 한 배에 탔다. 덕분에 ‘퓨전국악’이라는 팀의 지향점에 걸맞게 록, 재즈, 국악 등 장르 간 크로스오버 작업이 더욱 활발해졌고, 개성과 실험성 강한 오감도만의 음악세계를 탄탄히 구축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발매한 오감도 앨범 <세상이 열린다>에는 과하게 힘을 주거나, 예술성에 묶이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는 지역 음악가의 힘을 담아냈다. 시인의 허락을 받은 글귀에 곡을 입히기도 하고 전통민요와 판소리를 새롭게 각색하기도 한다. 꿋꿋하고 따뜻한 음악을 만들어가기 위함이다.

멤버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는 ‘오감도의 색깔’은 “현실과 괴리감이 적은, 그러면서도 신선함을 안겨주는 음악”이다. 어떤 한 장르에 국한 되지 않고 경계와 경계를 넘나들면서, 장르 간에 존재하는 선입견을 포용함으로써, 사회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하나씩 음악으로 풀어가겠다는 포부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