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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뮤지컬 ‘광주’, 80년 5월에 있는 느낌…주인공 심리변화 전달 안돼

'님을 위한 행진곡’ 모티브…서울서 첫 무대

 

지난 9일 뮤지컬 ‘광주’가 첫 선을 보였다.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앞 로비는 ‘광주’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북적였다. 코로나 19로 인해 객석(702석)의 70%만 개방한 탓에 550명의 관객만이 공연장을 찾았는데, 이들은 QR코드로 방문등록을 한 후, 로비에 준비된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으며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에는 민우혁·민영기·장은아·정유지·이정열·서현철 등이 무대에 올랐다.

보통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들은 그 당시 계엄군의 진압에 희생된 인물들을 주로 다뤄왔지만, 이번 작품은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아 진압하고 정권 찬탈의 명분으로 삼고, 폭력 시위를 조장할 목적을 띤 편의대원 박한수가 80년 5월 광주에서 시민들의 참상을 목도한 이후 이념의 변화를 겪게 되는 이야기를 중심에 두었다.
 

공연은 편의대원들의 등장으로 막을 올렸다. 박한수 역을 맡은 배우 민우혁은 ‘우리는 편의대’를 부르며 등장했고, 150여분간의 서사의 시작을 알렸다.

‘광주’에 등장하는 모든 넘버들은 ‘님을위한행진곡’을 모티브로 제작돼 장면이 바뀔 때 마다 관객들의 가슴을 울렁이게 했다. ‘눈을 떠’, ‘프락치를 죽여’, ‘나를 짓밟고 타 넘어라’, ‘그 날이 올때까지’, ‘진실속에 영원히’ 등 약 40여개의 넘버들이 관객과 만났고, ‘님을위한행진곡’ 외에도 ‘애국가’, ‘훌라훌라’ 등 당시 시민들 사이에서 불렸던 노래들을 다루었다. 또 김종률 작곡가의 또 다른 곡 ‘검은 리본 달았지’도 등장해 마치 실제로 80년 5월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다. 배우들은 주먹밥을 함께 만들어 나누어 먹고, 시민군에 쌀, 김밥 등을 전달하는 광주시민들의 모습, 그리고 다함께 민중가요를 부르며 도청 거리로 나서는 장면들을 통해 당시의 암울했던 상황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시민들의 애환과 흥겨움을 동시에 전달했다.

또 옛 전남도청, 5·18민주광장, 야학교실 등으로 변화하는 무대도 눈에 띄었다. 무대는 80년 5월 당시 10일간 봉쇄된 광주를 표현하기 위해 커다란 감옥처럼 연출됐으며, 무대 후면 등이 보이도록 만들어져 더욱 몰입도를 높였다. 무대 안쪽에 보이는 후면에는 탱크의 바큇자국을 모티브로 한 문양들로 가득 차 있었고, 조명에 따라 언뜻언뜻 보이는 이 문양들은 폭압적이고 강압적이었던 당시의 상황을 표현, 공포감을 전달했다.

반면, 등장인물간에 주고받는 대사만으로는 그 당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으며, 가사가 잘 전달되지 않아 아쉬웠다. 게다가 광주시민들이 왜 무장했는지, 무장투쟁을 두고 분열하는 시민들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박한수는 왜 시민들에게 무기를 들면 안된다고 외쳤는지는 알 수 없었다.

특히 주인공인 박한수가 광주에 투입된 군인들도 결국 피해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홀로 동떨어져 고뇌하고 갈등하는 박한수는 극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했으며, 결국 시민군 편이 되고서야 웃음을 되찾지만 그가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는지는 의문이다.

공연이 끝나고나서는 기립박수와 환호로 공연장이 가득찼다. 이날 공연을 관람객 조세연(31)씨는 “배우들 모두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었다”며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지만 박한수와 문수경의 어색한 러브라인, 2막에서 박한수가 허인구와 대립하는 장면 등은 불필요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총 2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 뮤지컬 ‘광주’는 고선웅 연출가, 최우정 작곡가 등이 참여했다.

‘광주’는 11월 8일까지 서울(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 대극장)에서 40여회의 공연을 가진 뒤 고양(11월14~15일), 부산(11월21~22일), 전주(11월28~29일)를 거쳐 오는 12월 11~13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한다.

/서울=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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