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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불법투기 몸살 전남 유명산 ‘쓰레기산’ 우려

광양 백운산 528t·고흥 팔영산 319t 등 8곳 1년간 1016t
얌체 등산객들 슬그머니 버리고 가…성숙한 시민의식 절실

 

전남지역 유명산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등산객들 발길이 뜸한 지역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불법투기 행각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으로, 워낙 넓은데다 단속 인력도 많지 않은 점 등을 노린 무단투기꾼들로 ‘쓰레기산’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탐방객들이 다녀가면서 놓고 간 쓰레기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높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최인호 더불어민주당(부산 사하갑) 의원이 15일 산림청에서 제출받은 ‘100대 명산 폐기물 실태조사’ 결과,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전국에서 적발한 폐기물은 모두 1만7417t에 달했다.
 
전국 ‘100대 명산’은 지난 2002년 세계 산의 해를 기념해 산림청이 학계, 산악계, 언론계 등 1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추천받은 산 ▲산악회 및 산악 전문지가 추천하는 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선호도가 높은 산 등을 대상으로 산의 역사, 문화성, 접근성, 선호도, 규모, 생태계 특성 등 5개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심사 후 선정했다.

광주·전남에는 광주 무등산(1186.8m), 구례 지리산(1915.4), 영암 월출산(810.7), 해남 두륜산(700), 장성 방장산(733.6), 광양 백운산(1222.2), 순천 조계산(887.3), 장흥 천관산(724.3), 담양 추월산(731.2), 고흥 팔영산(606.9), 신안 깃대봉(360.7) 등 총 11곳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지역 가운데 무등산·지리산, 월출산 등 환경부 소관인 19개 국립공원을 제외한 전남지역 8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2019년 10월 22일부터 12월 27일까지 실시됐다.
 
전남 8개 유명산에서 발견된 폐기물 쓰레기는 모두 1016.7t에 달했다.

구체적으로는 광양 백운산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가 발견됐다. 백운산에서는 25건(건축폐기물 5건·산업폐기물 4건·불법시설물16건 등)의 528.3t의 쓰레기가 발견됐다.

특히 백운산 쓰레기양은 전남지역 조사 대상 유명산에서 발견된 쓰레기 용량의 절반이 넘는 528.3t에 달했다. 전국에서도 11번째로 쓰레기량이 많았다는 게 최 의원측 분석이다.

주봉을 중심으로 하여 또아리봉과 도솔봉, 매봉, 억불봉 등 산세가 웅장하며 경관이 수려하고, 억새풀과 철쭉 군락, 온·한대 900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백운산이 ‘쓰레기산이’ 돼버린것이다.

이어 고흥 팔영산 (10건·319.1t), 해남 두륜산(11건·82.8t), 장흥 천관산(10건·64.9t), 장성 방장산(2건·15.8t), 신안 깃대봉(4건·4.9t), 순천 조계산 (2건·0.9t), 담양 추월산(0t) 순이었다. 담양의 추월산은 발견된 쓰레기가 없었다. 지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지역 안팎의 평가도 나온다.

쓰레기가 발견된 장소는 대부분 차량 접근이 용이하고 관광지가 근접한 저수지 근처 및 임시도로 입구 부근이었다. 통행이 제한적인 임도의 경우 폐기물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탐방객들의 불법 투기 쓰레기로 추정되고 있다.

조사 방법의 특성산 넓은 산의 모든 범위를 다 조사 하지 못하고 이동이 가능한 곳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조사 결과보다 훨씬 더 많은 쓰레기가 버려 졌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00대 명산 폐기물 실태조사는 2~3명 조로 구성된 조사원들이 실제 명산의 주요 등산로, 주요 계곡, 임도 주변 등을 직접 둘러보면서 불법 투기된 폐기물에 대한 현장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조사에서는 쓰레기 종류를 생활쓰레기, 건축 폐기물, 산업폐기물, 불법 시설물 등으로 구분하고 물량을 산출해 현장사진을 수집한다. 또 현황 자료는 GPS 위치정보까지 현장조사용 어플에 기입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산림청은 2020년까지 116억원을 투입해 100대 명산의 불법시설물 철거 및 쓰레기를 수거할 계획이다.

최인호 의원은 “현재 쌓여있는 폐기물을 수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거 후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유·공·사유림에서 무단 폐기 및 불법시설물 설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림보호지원단이 모니터링 활동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