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광주일보) [광주를 노래한 대중음악인들 강연] ‘이별의 광주역’, ‘무등산 처녀’… 80년대부터 충장로·금남로 등장

음악인들이 느꼈던 광주 의미 전해
황금심·인순이·주병선 등 조명
90만 가요 중 광주 다룬 곡 80여곡

 

‘무등산 걸린 달아 구비치는 광천교야 호남열차 객창으로 바라보니 반갑구나’(윤일로 ‘광주야곡’ 중)

대중가요 속에 등장하는 광주의 모습은 어떨까. 또 광주를 소재로 한 노래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대중가요 곡수는 90만여곡. 그 중 광주를 다룬 대중가요는 70~80여곡 뿐이다. 이 곡들에는 주로 무등산 수박, 광주역, 지산동 딸기밭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최근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 별관에서 제4회 광주학 콜로키움 ‘광주를 노래한 대중음악인들’이 열렸다. 이날 주광 한국방송DJ협회 기획이사가 대중가요 속에서 묻어나는 광주의 옛 정취와 노랫말 속에 담긴 도시 발전상을 이야기하면서, 당시 음악인들이 느꼈던 광주에 대한 색다른 의미를 전했다.
 

당시 제작된 음반 사진, 신문기사와 함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이번 콜로키움은 마치 옛날로 떠나는 ‘타임머신’같았다.

옛가요 연구모임 ‘유정천리’와 한국대중음악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인 주 기획이사는 이번에 광주를 노래한 대중가요 18곡을 공개했다.

주 기획이사는 “한국 가요사에 가수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과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 정거장’, 안정애의 ‘대전블루스’, 패티김의 ‘서울의 찬가’ 등 지명을 넣어서 사랑받는 히트곡들이 많이 있지만 대중가요 속 광주는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라며 “우리 도시를 노래한 음악인들은 누가 있었고, 가요 속 광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라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강연의 의의를 설명했다.

 

 

주 이사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때는 광주에 관한 노래가 거의 없었다. 광주를 주제로 한 가요는 광주 인구가 급등하기 시작한 1950년대 후반부터 발표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남성봉의 ‘서울행 삼등실(1959)’과 윤일로의 ‘광주야곡(1959)’ 등이 있다.

이후 1960년대부터 ‘이별의 광주역(1961)’, ‘남도 신 아리랑(1961)’, ‘무등산 아가씨(1962)’, ‘무등산 처녀(1964)’,‘광주역의 밤비(1966)’, ‘호남 나그네(1967)’, ‘광주 에레지(1967)’ 등이 불리기 시작했다.

 

 

황금심이 부른 ‘무등산 처녀’ 가사를 보면 ‘무등산 딸기밭에 딸기따는 저 처녀야’가 나오는데 이를 통해 무등산에 딸기밭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남도 신 아리랑’에는 1970년대까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은 무등산 산장호텔이 등장한다. ‘무등산 화전밭은 어데가고 멋쟁이 아가씨만 넘나드느냐 신식 호텔이 생겼다네’에서 ‘신식 호텔’이 바로 무등산 산장호텔이다.

 

 

이후 1970년대 유신정권 시절에는 광주를 노래한 가요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1980년대부터는 충장로, 금남로를 소재로 한 곡이 나온다.

1984년 이장순이 발표한 ‘충장로의 밤’은 ‘잊지못할 충장로의 밤 이별의 충장로의 밤’이라는 가사를 통해 이별을 이야기하며, 임우정의 ‘광주브루스(1989)’에는 ‘무등산 기슭’과 ‘충장로 거리’가 나온다. 이후에 나온 곡들을 살펴보면 ‘무등산 에레지(1989)’, ‘들꽃처럼(1995)’ 등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곡들이 발표된다.

그중 가장 눈의 띈건 김우정의 ‘광주 브루스(1989)’. 이 곡은 작곡가 박춘석이 죽은 양아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KITV에서 방영된 ‘광주를 말한다’ 배경음악으로 나가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박 씨는 망월동 묘역에서 못다핀 꽃망울로 떨어져간 5·18 희생자들을 보고는 자식과 형제를 잃은 광주시민들의 아픔에 공감했고, 이 곡을 만들었다. 광주 출신 신인가수였던 김우정이 불러 더욱 화제가 됐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Ma City(2015)’를 마지막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주 기획이사는 “광주 소재 노래를 찾는데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며 “5·18에 매몰돼 아픔을 재생산 하는 곡들이 많아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곡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광주도시재생사업 등에 광주노래가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많이 본 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