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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한국 가곡탄생 100주년 <상> 깊은 이야기와 울림…주옥같은 명곡들

‘봉선화’에서 시작된 100년 역사
홍난파 ‘봉선화’ 한국 최초 가곡
‘고향생각’ ‘성불사의 밤’ 등 인기
‘광주·전남 우리가곡부르기’모임
12년간 132차례 공연…시 낭송
“함께 부를 수 있는 가곡 탄생 희망”

 

 

 

‘울밑에선 봉선화야/네모양이 처량하다/길고긴날 여름철에/아름답게 꽃필적에/어여쁘신 아가씨들/너를반겨 놀았도다…북풍한설 찬바람에/네형체가 없어져도/평화로운 꿈을꾸는/너의혼이 예있나니/화창스런 봄바람에/환생키를 바라노라’(‘봉선화’ 중)

올해는 한국가곡이 탄생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 최초의 가곡으로 알려진 ‘봉선화’는 지금도 불리워지며, 홍난파의 ‘옛 동산에 올라’, 이은상의 ‘고향생각’ 등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작곡가 윤학준·최진·이원주·김주영·김효근 등이 만든 곡들이 소프라노, 테너 등에 의해 불려지고 있으며, 광주에서는 12년째 우리가곡부르기 모임이 열리는 등 100년이 흐른 지금도 한국가곡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적지않다.

 

 

‘봉선화’는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인 1920년대에 탄생했다. 이 곡을 작곡한 시인 김형준은 집앞의 져가는 봉선화를 보며 일제치하에서 핍박받는 우리 민족을 떠올렸고, 슬픔과 고뇌를 담아 작사를 했다. 여기에 홍난파가 곡을 붙여 탄생한 것이 ‘봉선화’다. 당시 문필가로도 활동했던 홍난파는 자신의 단편소설집 ‘처녀의 혼’ 첫 장에 실은 곡 ‘애수(哀愁)’를 ‘봉선화’에 붙였다.

제목처럼 단조 선율이 서정적이며 처량한 이 곡은 소프라노 김천애가 부르면서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졌고, 바로 한국가곡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 뒤 홍난파는 ‘금강에 살으리랏다’, ‘봄처녀’, ‘사공의 노래’, ‘사랑’, ‘성불사의 밤’, ‘장안사’ 등을 발표하며 우리 나라 가곡의 길을 개척했다.

 

 

이렇게 탄생한 가곡을 부르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 감동을 나누는 모임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광주·전남 우리가곡부르기’ 모임이다. ‘광주·전남 우리가곡부르기’는 2008년 인터넷 가곡 사이트 ‘내 마음의 노래’를 통해 인연을 맺은 이들이 꾸렸다. 이들은 모임 때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추억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우리말의 보물창고인 아름다운 ‘시’에 가락을 붙인 곡들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또 매달 시를 선정해 낭송하며, 회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기량을 뽐내기도 한다.

지금까지 모두 132차례 공연을 선보인 ‘광주·전남 우리가곡부르기’는 지난 13일 광주시 동명동의 한 카페에서 가곡부르기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찾은 모임에서는 ‘가시꽃 사랑’, ‘어느 시인에게’, ‘그리운 마음’, ‘별이 내리는 강 언덕’, ‘떠날 줄 알게 하소서’ 등 작곡가 김동환의 곡을 불렀으며, 이달의 시로는 남정림의 ‘11월의 나무’를 낭송했다. 

 

 

 

이날 추억의 노래로 ‘오빠 생각’, ‘옛 동산 올라’, ‘고향 생각’, ‘고향 그리워’를 함께 불렀으며, ‘보고싶은 얼굴’과 ‘낙엽’등도 들려줬다.

회원들은 또 사랑의 노래로 ‘그리운 마음’을 선사했으며 마지막으로 박목월의 시에 김성태가 곡을 붙인 ‘이별의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올해 한국가곡 탄생 100년을 계기로 앞으로도 10년~20년 꾸준히 우리가곡을 함께 부르며 감동과, 애환, 정서를 나눌 계획이다.

황선욱 광주·전남 우리가곡부르기 회장은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담은 가곡을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며 “언젠가부터 가곡을 부르지 않아 사라진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전남 우리가곡부르기’ 모임을 통해 꾸준히 가곡을 부를 예정이며 앞으로 전국민이 함께 공감하며 부를 수 있는 가곡이 탄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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