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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카페거리 동명동? 복합문화공간 눈에 띄네

음악가·작가들 위한 ‘벨라 151’
아마추어도 부담없이 무대 서고
관객들 다양한 공연 접하는 곳
재즈·클래식…매일 콘서트
연극도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멋진 카페, 음식점 등이 자리한 광주 동명동은 핫 플레이스지만 문화 공간은 거의 없어 아쉬웠다. 최근 공연, 전시 등을 만날 수 있는 소복합문화공간을 꿈꾸는 작은 공간이 동명동에 문을 열었다. ‘벨라 151’은 광주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소규모 공연을 열고, 대학생 등 아마추어 연주자, 작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다.

건물 지하에 있는 ‘벨라 151’은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쳤을 법한 장소지만, 일단 들어가면 아지트같은 느낌의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지난 2019년 12월 문을 연 이곳은 커피 등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이자 미니콘서트를 열 수 있는 공연장이다. 카페 안쪽에는 무대가 마련돼 있으며, 드럼과 피아노 등 악기도 구비돼있어 음료를 마시며 무대를 즐길 수 있다.

 

 

 

‘벨라151’을 운영중인 이영숙(52)씨는 현재 광주시립합창단 부지휘자로 활동중인 남편의 지원으로 문을 열게 됐다.

이 씨는 “작년에 남편의 제자가 출전하는 아마추어 콩쿨에 따라갔다가 지역의 아마추어 음악가들을 위한 무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던 중 지인이 운영하던 카페를 정리한다는 말을 듣고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카페벨라’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음료를 파는 ‘카페’로 운영하기 보다는 아름다운 공연이 좀 더 많이 열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름다운’이란 의미의 ‘벨라(Bella)’와 이곳 주소 광주시 동구 동계천로 151에서 ‘151’을 따와 ‘벨라 151’로 명칭을 바꾸었다.
 

“지역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부담없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주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큰 무대는 비용도 많이 들고 부담감이 크잖아요. 애호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해 주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로 문을 열었습니다. 다행히도 음악을 오래 해온 남편이 힘을 실어준 덕분에 좀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벨라151’을 본격적으로 운영해보기도 전에 코로나 19가 들이닥쳤다. 막 오픈하고 나서는 대관공연이 활발히 진행됐지만, 코로나 19 확산으로 공연자와 관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 씨는 급히 커피머신도 들이고 음료와 디저트 메뉴를 재정비해 판매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커피머신도 없었죠. 그저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만 운영하려고 생각했거든요. 코로나 19라는 복병을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죠. 뜻하지 않게 음료와 빵, 쿠키 등을 팔게 됐지만 그 덕분에 손님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지난 1월 수능이 끝난 고등학교 3학년생들 대상으로 한 ‘Hallow Santa’ 행사를 시작으로 2월에는 전남대 의과대학 피아노동아리 연주회가 열렸다. 8월에는 플루티스트 김지연과 피아니스트 김예진이 ‘사랑으로부터’를 주제로 공연을 선보였고, 10월에는 피아니스트 임리라가 영화 속 피아노음악을 들려주는 하우스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밖에도 광주·전남가곡부르기 공연과 신방과 학생들이 광주의 장소들을 미디어 아트로 선보인 ‘광장-첫번째 프로젝트 동명동’도 열렸다.

“유럽에는 하루종일 음악이 흐르는 공간이 있다고 들었어요. 광주에도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코로나19가 좀 잠잠해지면 요일별로 클래식, 재즈 등을 주제로 한 콘서트가 매일 열리도록 싶어요. 차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편하게 찾아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카페 한쪽 벽에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에곤실레의 그림도 붙어있다. 그녀는 앞으로 지역 작가들을 초대해 조그마한 전시도 열 생각이다. 또 기회가 된다면 연극도 올리고 싶다.

“사실 결혼하면서 40살에는 공연장과 음악감상실 등이 함께 있는 음악빌딩을 짓자고 약속했었어요. 50살이 넘었는데 꿈을 못이뤘죠. 그런데 이렇게 벨라를 통해 그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간 것 같아서 정말 행복합니다. 관객이 무대와 함께 호흡하는 하우스 콘서트, 이곳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글·사진=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