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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2021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를 만나다

 

■언제부터 문학을 꿈꿨나요

△이지은 단편소설 당선자=9세 때 선생님께 글짓기에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들은 뒤 줄곧 문학청소년으로 살았습니다. 작가의 길을 가겠다고 생각한 건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돌이켜보니 늘 뭔가를 쓰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김겸 시 당선자=늦둥이이자 막내로 태어난 저는 집에서조차 외톨이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자연스레 혼자 노는 걸 좋아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고독감이 평생을 따라다니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무 살이 돼 집을 떠난 후 생활의 위기와 고립감 속에서 자연히 슬픔과 근친이 됐고, 자연스레 문학으로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김응현 동화 당선자=고등학교 때로 기억합니다. 숙제로 낸 단편소설이 처음 쓴 작품이었습니다. 나름 잘 썼다고 생각하고 선생님께 칭찬을 기대했는데 형식적인 숙제 검사만 해 실망했었습니다.

△장두현 동시 당선자=돌이켜보면 60여 년 전 초등학교 시절 제가 쓴 시 아닌 시가 복도에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글 소질이 좀 있지 않은가 해서 습작을 하는 중이었는데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자신의 문학관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지은=독자가 홀로 책을 읽는 순간에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겸=자신의 고통으로 타자를 껴안고 함께 이를 넘어서려는 미적 응전이 문학 행위의 근본적인 가치가 아닐까요.

△김응현=소설이든 동화든 이야기는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이야기에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진지함을 녹여내고 싶습니다.

△장두현=그저 삶에 청량제가 될 수 있는 쉬운 글, 재미있는 글, 보탬이 되는 글, 오래 남을 수 있는 글로 어린이 독자에게 사랑받는 문학인이 되고 싶습니다.

■가장 존경하는 작가와 작품은 무엇입니까

△이지은=김보영, 이영주, 이창래, 함민복, 박지원, 알렉산드로 바리코 등의 작가를 좋아합니다. 작품으로는 이영주 시인의 '차가운 사탕들'이 좋습니다.

△김겸=저의 시관 정립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을 소개하라면 독일의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와 멕시코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옥타비오 파스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김응현=윌리엄 스타이그의 '슈렉'을 좋아합니다. 새로운 세계와 인물을 만들어 내는 윌리엄 스타이그 작가의 능력을 존경합니다.

△장두현=강소천 아동문학가님의 바람입니다. 형체가 없으니 맛도 없고 멋도 없는 어쩌면 쓸데라고는 없을 것 같은 그냥 스쳐 가는 바람 한 점에서도 동심을 담아내시는 그 직관력과 감성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고 싶나요

△이지은=서울 중심의 서사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소도시와 변두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기존 서사의 배경과 '도시인'이 가진 지위를 한번 비틀어보고 싶습니다.

△김겸=지금껏 살아오면서 아물지 못한 상처들을 시라는 영사막에 비춰보고 싶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제가 놓여 있는 세상사의 부조리까지도 그 단면을 예각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면 더없는 순간이 되겠지요.

△김응현=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장두현=사람 됨됨이의 기본인 감성을 찾아주어 생각할 줄 아는 사람,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의 기초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신춘문예에 도전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당부의 말은 무엇입니까

△이지은=독자로만 남을까 마음이 흔들릴 때 자신을 믿고 계속 쓰라고 하고 싶습니다. 신춘문예 당선작을 분석하면서 생물학 책이나 추리소설 같은 다른 리듬의 글을 읽어 내면을 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겸=한 해의 끝에 받아들여야 하는 낙선의 실망감은 마라톤을 완주한 선수에게 시간을 재지 못했으니 다시 풀코스를 뛰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가혹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새치기해서 미안합니다. 다음엔 당신입니다. 당선소감 미리 써 두세요.”

△김응현=동화도 밋밋한 이야기로는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능동적인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등장하는 동화를 썼으면 합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를 찾길 바랍니다.

△장두현=글을 많이 읽고 쓰고 발표하고 때론 싫은 소리도 듣는다면 반드시 좋은 글로 독자로부터 사랑받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글에 도전부터 하십시오.

정리=오석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