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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강원나무기행]바람 불 때마다 쏴아아~ 옛 풍월 읊조리는 쌍둥이 선비들

홍천향교 쌍둥이 느티나무

 

 

홍천향교 1635년 현 군청인근에 자리잡아
6·25전쟁 중 사라졌지만 보호수 살아남아
양쪽 수령 304년 높이도 같아 균형미 압권
신목의 위엄 속 알록달록 단풍 반전미까지


향교는 조선시대 각 지방에 설치된 국립 교육기관이다.

공자를 비롯한 뛰어난 유학자에게 제사를 올리며 유학 교육을 담당하던 곳이다. 홍천향교는 중종 26년(1531년)에 두촌면 철정리에 창건됐다가 1560년 화촌면 내삼포리로 이전했다. 1595년 홍천읍 희망2리로 다시 옮겼으며 현재의 자리는 1635년에 자리 잡았다. 모든 건물과 자료가 6·25 전쟁 때 사라졌으며 1957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향교의 구조는 대략 제사의 기능을 갖는 대성전, 강론하는 명륜당, 학생들이 기숙하며 공부하는 동재와 서재가 있다.

대성전은 유학을 발전시켜 학문의 영역으로 쌓아 올린 중국의 성현 공자, 맹자, 주희를 비롯한 15현과 우리나라 설총, 최치원, 김굉필, 조광조, 이황, 이이, 송시열 등 18선현으로 33분의 성현이 모셔져 있다. 지역인재 발굴의 산실인 향교는 동재와 서재에 학생들을 모집해 강학을 했다. 조선은 과거시험을 통해 인재를 선발했다. 과거는 3년마다 실시하는 식년시와 비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알성시, 별시, 정시, 춘당대시, 외방별시 등이 있다. 생원시와 진사시는 1차는 각 도별로 실시했으며, 2차는 1차를 통과한 인원들만 서울에서 치렀다. 진사시와 생원시는 각각 100명씩 선발했다. 동재는 진사시와 관련 학문을 공부하던 곳이다. 요즘으로 치면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 등으로 시(詩)와 부(賦·한문문체의 하나로 작자의 생각이나 눈앞의 경치 같은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는 것)를 시험과목으로 삼았다. 서재는 유교경전에 대한 지식을 알아보는 시험으로 경서(經書-유교의 사상과 교리를 적은 책)와 사서(四書-논어, 대학, 맹자, 중용)로 실력을 겨뤘다. 과거제가 폐지되기 전까지 식년시가 162회, 증광시 67회 등 총 229회의 과거가 시행됐다. 조선에서 배출된 생원은 2만4,000명 정도다. 1894년 갑오개혁이후 조선의 성리학 질서를 전승하던 배움의 전당이었던 향교는 근대식 학교에게 자리를 내줬다.

홍천향교 대성전 건물 좌우로 아름드리나무가 있다. 쌍둥이처럼 같은 느티나무다. 하늘을 나는 새가 양 날개로 허공을 가르듯 두 그루의 나무가 무게감 있게 서 있다. 음양의 조화를 맞추려는 듯 좌우 대칭을 맞추려는 듯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균형미가 압권이다. 수령은 특이하게도 모두 304년이라 적고 있어 같은 날 기념수로 심은 사실을 알 수 있다. 대성전 오른쪽 느티나무는 홍천군 보호수 6-8-1, 왼쪽 보호수는 6-8-2 지정번호를 갖고 있다.

오른쪽 나무는 높이가 25m, 둘레는 234m이며 왼쪽 나무는 높이 25m, 둘레 263m로 1635년 이후에 심은 것으로 보인다. 홍천군청과 홍천중 사이에 자리 잡은 나무는 홍천의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등록된 천연기념물 나무 순위를 보면 느티나무와 은행나무가 많은 수를 차지한다. 느티나무는 그만큼 조상들과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나무다. 오래된 마을 어귀에는 어김없이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성황목 반열에 오른 나무도 많다. 동네를 대표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나무가 느티나무다.

검은 나무줄기는 신령스러운 신목의 위엄을 보여준다. 그러나 톱니 모양으로 생긴 느티나무 잎은 일반 나뭇잎과는 다르게 한 나무에도 다양한 색으로 단풍이 들어 반전의 미를 준다. 여러 가지 색이 모여 나뭇잎을 달고 있는 모습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듯하다. 검은색을 기둥으로 초록 일색이던 잎들이 가을이 되면 무지갯빛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오색으로 물든 느티나무 단풍잎을 주워 책갈피로 사용했던 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문창호지에 잎을 넣어 장식하기도 한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느티나무 잎은 마음을 나누게 한다.

글·사진=김남덕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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