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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강원나무기행]하늘닿은 만갈래 후광…이것이 '왕의 나무'다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석황사 반송

 

 

조선 왕실서 보호한 황장목
바위에 벌채금지 암각 남아
높이 15m 수령 400년 달해
여러갈래 줄기 풍치 돋보여


소나무는 소낭구(고성, 홍천), 소낭기, 신주(강릉), 솔나무(강릉,삼척), 솔잎(삼척), 송구대(태백), 송굿대, 송굿잎, 솔(삼척), 송귀나무(화천), 송기(강릉,양구,인제), 송진(강릉,동해,평창), 송피(태백), 송화가루(평창)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한자문화권에 있던 중국과 조선시대는 최고급 토종소나무를 황장목이라고 불렀다. 강원도는 왕실에서 사용하려는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놓은 황장금표가 10여개 있다. 그중 하나가 인제군 북면 한계리 치마골이라는 골짜기에 있다. 운흥사지 터로 불리는 이곳은 원통에서 한계령 방향으로 가다가 왼쪽 한계령 송어마을로 들어서서 도로 끝에 위치하고 있다.

차를 이용해 갈 수 있는 도로까지 이동해 주차를 한 뒤 걸어서 30여분을 가야 한다. 웅장한 담장으로 보이는 석축들이 보인다. 석축을 돌아가면 건물터는 밭으로 변해 있다. 밭 끄트머리에 또 다른 석축이 있다. 아마도 건물이 여러 채 있었던 것 같다. 두 번째 석축 사이에 황장금표가 있다. 금표 앞은 석탑이 쓰러져 널려 있다. 수풀 사이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석탑은 금표와 영겁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북부지방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서 설치한 산림문화 자산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바위에는 황장금산(黃腸禁山)이라는 글자와 함께 '자서고한계 지동계이십리(自西古寒溪 至東界二十里)'라는 한자가 암각돼 있다. 서쪽 한계리에서 동쪽 20리까지 우수한 황장목을 보호한다는 의미이다. 인제에는 지금도 그 황장목 후예들이 산자락에 터를 잡고 붉은 기운을 내뿜으며 살고 있다. 인제군의 소나무는 보호수 19개 중에 13개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인제의 상징은 소나무다.

소나무 중에 반송이라고 부르는 품종이 있다. 보통의 소나무가 외줄기로 올라와 자라는 것에 반해 반송은 땅 위 줄기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물리적으로도 반송이 생길 수 있다. 어릴 때 소나무의 가운데 새순(맹아)이 잘려 나가면 옆가지가 자라 반송 모양이 되기도 한다. 반송은 전체적인 바깥 모습이 부챗살 모양으로 소나무보다 더 부드러운 풍치를 보여준다. 반송의 모습이 다음 세대에게 유전이 돼야만 비로소 반송이란 품종 이름을 달 수 있다. 반송은 씨앗을 심으면 극히 일부만 어미의 특징이 나타나고, 대부분은 보통 소나무처럼 자란다. 이런 고착되지 않은 형질로 인해 식물 분류학자들 사이에 이럴 때는 품종으로 분류를 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쟁이 붙곤 한다. 우리는 반송, 혹은 가지가 만 가지로 갈라져 나간다고 해서 만지송(萬枝松)이라 하며, 일본에서는 다행송(多幸松)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여섯 그루의 반송이 있다. 무주 설천면의 반송(제291호)과 상주 상현리의 반송(제293호)은 탑 모양이 연상된다고 하여 '탑송(塔松)'이란 별명이 있다. 또 구미시 선산 독동의 반송(제357호), 함양 목현리의 반송(제358호), 영양 답곡리의 반송(제399호),문경 화산리의 반송(제292호)이 있다. 인제군 북면 한계리 473-25 조소의 석황사는 인제에서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국도 44호선에서 30m 정도 들어가면 있다. 반송은 나한전 뒤에 있다. 사찰에서 볼 때와 달리 나무 앞에 서 보면 웅장함에 압도된다.

수만개의 나뭇가지가 하늘을 향해 손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우리 세상에 살다간 수많은 나한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강원-인제-19호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수령은 400년, 높이는 15m, 가슴 높이의 나무 둘레는 1.6m 된다. 여러 개의 나뭇가지는 황장목의 후예답게 붉은 적송의 모습도 갖추고 있다. 사찰에 비해 오래된 나무가 더 유명한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다.

사진·글=김남덕 사진부장 kim6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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