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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윤석열이 넘어야 할 산 TK, '정의 수호자' 또는 '권력 불나방'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구경북의 묘한 애증 관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상 대권 도전에 나선 윤 전 총장 입장에서 대구경북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야권 표심의 전략적 요충지인데다 대구경북 표심을 확실히 다잡으면 대권에 한발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으로서 마지막 공식 일정을 대구에서 보냈고 '고향 같은 곳'이라며 대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또 권영진 대구시장으로부터 꽃다발 환대를 받으며 대구경북과의 애증 관계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4일 서울로 올라가 홀연히 사퇴를 했다. 검사 윤석열의 마지막 모습을 대구에서 보냈고 이 모습은 전국에 생중계 됐다.

 

'반문' 정서가 강한 대구경북에서 가장 뚜렷한 '반문' 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가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이른바 적폐 수사를 진두지휘한 덕에 검찰총장까지 오른 전력이 있는만큼 '반문'이란 공식을 빼면 정서적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다.

 

대구경북민 입장에서 현정권에 대항마로서는 박수를 보내지만 박근혜 구속과 현정권 탄생의 정당성을 부여한 윤 총장에게 애증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윤 총장은 박 정권 수사때도 '헌법 수호'를 외쳤고 이번 사퇴에서도 '정의 사수'를 내걸었다.

 

보기에 따라 외압에 흔들림 없는 고위 공직자의 높은 기강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입신양명을 위해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 싸운 인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대구경북 정치권은 "윤 총장이 대선에서 대구경북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문 정부 출범의 계기가 된 박 전 정권 수사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반문 후보를 뛰어넘는 지지도를 얻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정리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 TK 민심이 그에게 '득'이 될 수도 또는 '화'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계심이다.

 

윤 전 총장은 서울 출신이지만 그의 부친은 충청이 고향이다. 여기에 대구경북이 만약 윤 총장에게 '제2의 고향'이 된다면 지역 정서를 무시할 수 없는 대선 구도에서 야권 후보로지리적 요충지를 모두 확보하는 셈이 된다.

 

현재 가장 강력한 대선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북 안동 출신이다. 하지만 보수층이 두터운 대구경북에서 그는 정서적으로 아직 큰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해 70%가 넘는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대구경북에서 윤 총장이 표심을 얻는다면 대구경북 출신 이재명 지사에게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

 

사법시험 9수 끝에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윤 총장은 그의 말대로 검사로서 마지막을 대구에서 보냈다.

 

정치권은 벌써 윤석열발 정개 개편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의 지각 변동 못지 않게 윤 전 총장을 향한 TK 민심 향방도 내년 대선에서 가장 큰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봄이 기자 bom@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