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대전·세종에 1만 3000채 가까운 대규모 신축 공동주택이 새로 둥지를 튼다. 최근 수년간 두 지역에서 공히 이어진 집값 폭등세가 올 들어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대량 주택 공급이 매매·임대차 시장에 중대 조정 시그널로 작동할지 주목된다. 28일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직방'과 '아실'에 따르면 올 가을 대전에서 5778가구가 새 아파트에 입주한다. 대표 주자는 서구 도안동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다. 전용면적 84-97㎡ 1762가구로 도안 갑천친수구역에 위치한다는 입지 우수성 등으로 2018년 7월 분양 당시 최고 청약경쟁률 537.52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유성구 복용동 아이파크시티1단지(868가구·임대 386가구 제외), 2단지(1092가구·임대 214가구 제외)도 나란히 11월 입주한다. 아이파크시티 아파트는 2019년 지역 분양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며 1순위 청약 마감 결과 2단지 84㎡ A형 150가구 모집에 3만 2499건의 청약통장이 몰려 202.8대 1의 경쟁률을 올렸다. 1757가구인 대덕구 신탄진동 동일스위트리버스카이 역시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들 대단지 아파트와 7월 입주하는 도시형생활주택 대흥센텀시티(299가구)를 포함하면 하반기 대전에서 5778채의 주택이 새 주인을 맞는다.

세종지역 입주물량은 대전보다 1000여 가구 많은 6797채다. 이달 세종리더스포레2단지(845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한 달꼴로 입주 일정이 잡혀 있다. 가구 수로는 세종 집현동(행복도시4-2생활권) 자이e편한세상(새나루마을1단지)이 1200가구로 가장 크다. 10월 입주 예정이다. 이곳은 세종에서 처음 공급되는 '자이' 브랜드 아파트로 주목 받았다. 8월 세종 나성동 한신더휴리저브HO1·2블록(1031가구)과 9월 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771가구), 11월 어울림파밀리에센트럴M1블록(새나루마을11단지) 612가구, 12월 하늘채센트레빌(새나루마을2단지) 318가구 등 줄줄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올 들어 조정 국면에 들어선 대전·세종지역 집값이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으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 아파트 입주는 전세 등 임대차 시장의 수요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3월 첫째주 0.40%를 정점으로 오름폭을 줄이며 이달 셋째주 0.18%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세가변동률도 1월 넷째주(0.50%) 이후 보폭을 줄여 0.18%로 떨어졌다.

세종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5월 셋째주(-0.10%), 전세가는 4월 셋째주(-0.02%)부터 마이너스 전환한 뒤 각각 6주째, 11주째 하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가 1억-2억 원가량 빠진 선에서 거래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 대전에서 분양을 예고하고 있는 동구 천동3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3463가구), 용문1·2·3구역 재건축사업(2763가구)에다 세종 6-3생활권 1350가구 등 3666가구에 달하는 분양물량과 맞물려 추격매매 수요가 청약시장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