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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한민국, 수도권 뿐인가…'이건희 미술관' 공정하게 공모하라"

이건희 미술관 입지 서울 결정에 대구 비롯한 비수도권 민심 분노
대구시의회·시민추진단 성명…입지 발표 철회 전국 공모 요구
시민 "균형발전 노래 부르더니 지역 문화 혜택 주는 게 아깝나"

 

 

7일 정부의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하 이건희 미술관)' 서울 건립 발표 이후 대구를 비롯한 비수도권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대구시의회, '국립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시민추진단'(이하 시민추진단), 시민단체 등은 8일 잇따라 서울 건립 결정의 불공성을 비판하고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대구시의회는 이날 정부를 향해 '이건희 미술관 입지 발표를 철회하고 전국 공모로 진행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의회는 "고 이건희 회장과 삼성의 역사·지리 등 문화적 가치를 도외시한 것은 물론 문화분권에 정면 역행한 정부의 일방적 입지선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특히 수도권과 지역 간 문화 불균형이 극심한 상황에서 한 차례도 지역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은 (유치를 희망한) 40여 지자체를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어 "입지 발표를 당장 철회하고 기증자의 정신과 삼성그룹의 역사 등을 반영한 공정한 입지 공모를 진행해 정부가 천명한 문화분권을 실천하라"고 촉구했다.

 

3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추진단도 이날 대구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 결정은 불공정하다.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시민추진단은 "유례없는 수도권 집중이 지방소멸을 초래하고 있고 세계 최저 출산율의 재앙을 낳아 대한민국의 장기적 쇠퇴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이건희 미술관을 또 서울에 건립하겠다는 것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시민추진단은 이날 2만3천여점에 이르는 이건희 소장품 중 도자, 전적류와 같은 박물관 소장품은 그렇다쳐도 1천430여점의 근·현대미술품만은 (가칭)이건희근현대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비수도권에 건립해 쇠퇴지역의 경제발전을 꾀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대구YMCA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건희 미술관을 지역에 유치해 문화분권, 문화자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는 상실감으로 돌아왔다"며 "대구시가 미술관 유치를 위해 정치적 접근과 읍소전략에만 의존해 온 점도 아쉽다"고 했다.

 

이건희 미술관의 대구 유치 무산에 대한 시민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시민들은 삼성과 대구가 인연이 깊었던 만큼 기대 또한 적지 않았으나 마치 '지역 소외'를 시키는 듯한 정부의 태도에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모(59) 씨는 "비수도권은 대한민국이 아니냐. 지역에 문화시설을 분산해줘야 지역도 발전하고 주민들도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지역에 주는 게 아까워서 그러는 것인지 기가 찰 노릇이다"고 했다. 김모(27) 씨는 "매번 국토균형발전을 노래 불러놓고 정작 중요할 땐 지역 패싱을 한다. 상처받은 지역민들에게 투명한 근거와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 김근우 기자 gnu@imaeil.com 배주현 기자 pearzoo@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