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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아이들에게 우리 음악의 멋 알리고 싶어”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구연동화극 ‘신나는 국악여행’, 23~25일 광주문예회관
극단 얼·아리 양태훈 대표 연출, ‘별주부전’·‘심청가’·‘흥보가’·‘수궁가’ 등 무대

최근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새로운 공연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에 연습실을 찾았다. 연습실 앞에 도착하자 들리는 것은 국악기 연주 소리가 아닌 대사였다. 궁금한 마음에 문을 열자 관현악단 앞에 선 두명의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고 있었다. 연기자들은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법한 ‘별주부전’의 주인공인 토끼와 자라로 변신했다.

그리고 얼마 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이어졌다. 가야금, 피리, 해금 등 다양한 종류의 국악기들은 한데 어우러져 웅장하고 신명나는 음악을 선사했고, 연습이지만 한 편의 공연을 본 듯 한 기분이었다.
 

우리음악의 멋과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민족의 숨결, 겨레의 노래’, ‘5·18 기념음악회’, ‘청소년 협연의 밤’ 등 다양한 무대를 선보여 왔던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한상일)이 창단 후 27년만에 처음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색다른 형식의 기획 공연을 준비했다. 제127회 정기연주회 ‘구연동화극 신나는 국악여행’(23~25일 오후 3시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은 극과 국악관현악이 어우러진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듣기만 하는 관현악에서 벗어나 관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다’로 제34회 광주연극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2014년에는 ‘발톱을 깎아도’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실력파 극단인 얼·아리 양태훈 대표가 연출로 참여했다. 또 김경수·이성미·노희설·노은지·송민종 등 지역에서 활동중인 배우들이 출연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밖에 극본은 김경숙 작가가, 음악은 장태평 작곡가가 맡았으며 안무와 노래지도는 각각 광주시립창극단 무용부 한명선 상임수석과 임주신씨가 담당한다.

 

 

 

이날 연습실에서 만난 한상일 지휘자는 “지금까지 국악관현악단은 기악으로만 관객과 만났다”며 “이번에는 좀더 확장해서 장르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과 만나고자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충심, 효심, 형제간 우애 등 작품이 전하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통해 아이들이 한 뼘 더 성장하길 바란다고”이라고 전했다.

“자연친화적인 국악기들이 어우러져 어떤 소리를 내는지, 또 국악기가 배우들의 연기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눈 여겨 보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공연을 보고 국악기와 친밀감을 느낀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은 아침에 일어나보니 자라의 모습이 되어 있는 주인공 민서가 ‘별주부전’의 자라가 아니냐며 의심하는 토끼를 만나 동화 나라를 여행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민서는 자신은 자라가 아니라며 엉엉 울고 토끼는 민서의 등껍질에서 국악기 소금을 발견하게 된다. 민서와 토끼는 그 소금을 가지고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속으로 국악 여행을 떠나게 되고, 여행 중에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재미와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더불어 국악기를 알리기 위해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코너들도 함께 만날 수 있어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양태훈 대표는 “국악과 함께하는 공연이 처음이라 낯설었다”며 “얼·아리 활동을 하면서 음악극 등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왔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국악과 국악기를 배워간다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국악기 소리를 알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우리 전통 악기 소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아이들이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우리 국악기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것 만으로도 보람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 지휘자는 또 이번 공연을 레퍼토리화 해 매년 무대에 올릴 생각이며, 내년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무너지는 지구에 대한 경각심을 전하고자 ‘환경음악회’(가칭)을 열 계획이다. 현재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 이를 주제로 한 곡들을 제작해 영상과 함께 무대에 올려 관객들에게 환경보존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네 개의 작품을 1시간 내외로 선보이는 공연이라 놓치는 부분도 있을 거예요. 이를 보완해 다음 공연에서는 좀더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 작품이 시립관현악단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성장해 광주·전남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모두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일반 1만원, 어린이 5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