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빈 Broad Peak에 영원히 잠들다.”
김홍빈 대장을 찾는 작업이 종료된 후 원정대원들이 김 대장을 추모하는 글귀를 담은 추모판을 브로드피크에 남겼다.
27일 김 대장 모교인 송원대 산악회에 따르면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는 원정대원들이 베이스캠프를 떠나기 전 그를 추모하는 마음을 글로 새긴 추모판을 ‘K2 추모탑(k2 Memorial)에 헌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장을 브로드피크에 남겨두고 떠나지만 그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K2(8611m) 베이스 캠프에 있는 이 추모탑은 국적을 떠나 산에서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은 세계 각국 산악인들을 애도하는 돌탑이다.
K2 추모탑에는 1999년 브로드피크 하산 때 실종됐다 최근 발견된 고 허승관(연세산악회)씨와 2001년 K2에서 하산하다 실종된 박영도씨의 추모 동판이 부착돼 있다.
추모판은 원정대가 식사 때 사용하던 직경 15㎝ 알루미늄 접시로 만들어졌다. 수수하지만 김 대장과 한솥밥을 나눠먹던 그 접시다.
접시 뒷면을 꾹꾹 눌러 돋을새김으로 ‘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김홍빈 1964.10.7 ~ 2021. 7. 19 Broad Peak에 영원히 잠들다’라고 썼다. 김 대장이 평소 아끼던 ‘김홍빈 캐리커처’ 스티커도 붙였다.
한편, 이용섭 광주시장은 27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김 대장의 장례 절차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광주의 등반 영웅 김홍빈 대장이 편히 가시도록 영예롭게 장례를 진행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김홍빈 대장은 장애인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8000m급 14좌에 올라 인간 승리의 표상이 된 분”이라며 “대한산악연맹이 추진하는 체육훈장(청룡장) 추서가 잘 진행되도록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과 적극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장은 열 손가락이 없는 중증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을 이뤄냈고 7대륙 최고봉 완등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19일 마지막 14좌인 브로드피크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길에 사고로 실종됐다.
한편, 지난 25일 오후 파키스탄 현지 수색대원들은 김 대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수색했지만, 눈보라 등으로 인해 지형이 바뀌어 수색에 실패하자 실종 8일만인 26일 수색작업을 종료하고 장례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