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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문화광주’의 엉터리 문화행정 … 문예회관 내년 ‘올스톱’

소통 부족에 완공시기 착오 … 대극장 리모델링 1년이나 연기
시립예술단·공연단체·기획사 등 공연장 없어 낭패 … 문화계 혼란

 

 

광주 대표 공연장인 광주문화예술회관(관장 성현출·이하 문예회관)이 내년 한 햇동안 ‘올스톱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문화계가 혼란에 빠졌다.

올 연말 마무리하려던 대극장 리모델링 공사가 계획보다 1년이나 늦춰진데다, 내년에는 소극장 공사까지 진행돼 극장 전체가 가동을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19로 지난해와 올해 개점휴업 상태였던 공연 기획사 등은 내년을 기약하며 작품을 준비중이었지만, 공연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난감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300억 여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리모델링을 추진한 문예회관이 공사 일정 등에 대한 정확한 계획수립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공사를 맡게 된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리모델링 일정을 발표해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문예회관은 지난 3월 보도자료를 내고 올 12월까지 대극장 내부시설을 개·보수하고 무대장비 교체 및 설치를 완료한다고 발표했다. 또 2022년에는 소극장 공사에 들어가 모든 공사는 2022년 12월 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이하 종건)에 따르면 리모델링 사업은 2022년 하반기 완료되며, 점검·시연 등을 거쳐 개선사항을 보완하면 오는 2023년께나 정식으로 공연을 올릴 수 있다. 문예회관이 발표한 일정과는 전혀 다른 계획이다.
 

이는 리모델링 초기 단계에서 문예회관과 종건 사이에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사 내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예회관 관계자는 “대극장 공사에 2년이나 소요될 줄 몰랐다. 완공 시기를 잘못 알았다”며 “현재 종건 측에 최대한 공사를 빨리 완료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예회관은 현재 8개 시립예술단체의 공연을 소극장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을 대관해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소극장까지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서는 외부 공연장 대관을 비롯해 대극장 앞 잔디마당에 가설극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경우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음향장비나 악기 반입 등이 쉽지 않아 예술단의 반발이 큰 상황이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2년간 공연장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공연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CTV는 내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킹키부츠’,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을 비롯해 클래식 스타들의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전부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KCTV 신상옥 이사는 “올 해 안에 대극장 리모델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내년까지 극장을 사용하지 못하면 대체극장도 없는 상태여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2년간 광주 시민들은 문화향유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공연마루 역시 ‘엑스칼리버’, ‘시카고’, ‘레베카’ 등 대형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손을 놓은 상태다. 황인근 대표는 “2년간 대극장을 사용하지 못하는데,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돈으로 따지면 20~30억 정도 손해다”고 말했다.

종건은 2020년 2월 설계에 착수한 후 지난 3월 설계용역을 완수하고 본격적으로 공사에 돌입했다. 대극장 무대의 석면 철거를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 관람석과 주차장 석면을 철거 중이다. 이후 전기, 소방 등 건축공사를 진행하며 음향장비·장치 등 철거·교체, 무대와 객석 시설 단장 등은 내년 초에나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소극장 관람객 의자와 바닥카펫을 교체하고, 천장 와이어메쉬 철거, 조명 설치 등이 진행된다.

종건 관계자는 “오히려 처음 설계 시 문예회관 측에서 수정사항 80 여건을 추가로 요청해와 발주가 늦어진 점은 있다”며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회관 요청에 따라 공사기간을 단축시키려고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예회관 리모델링 사업은 국비 20억원, 시비 277억원 등 모두 297억원을 들여 19년부터 22년까지 추진하는 사업이다. 1722석 규모의 대극장과 504석 규모의 소극장의 무대장비(기계·조명·음악시설)를 교체하고 냉동기·공조기·주차장 등을 보수하는 공사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