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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 첫 4단계 격상 발표날에도…방역 비웃는 해변 ‘광란의 밤’

확진자 64명 발생 당일 이호해수욕장 술판 여전
백사장·제방·인도 등에 삼삼오오 모여 음주 벌여
“집 밖 나가지 말라는데 밖은 관광객 북적” 지적

역대 최다인 하루 6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도내 첫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방침이 발표된 지난 15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코로나19 전시 상황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해수욕장 일대는 속칭 ‘불토’(불타는 토요일의 줄임말)를 즐기려는 수많은 도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백사장 내 음주·취식 행위 금지 행정명령이 발동되는 오후 10시가 되자 많은 사람이 해수욕장 제방과 인도 위로 몰려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단속 요원들이 순찰 중이었지만, 백사장을 제외하고는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

5인 이상이 모이고, 인도를 무단 점용하는 등 각종 불법 행위에도 계도 수준의 활동만 이뤄졌다. 단속 인력은 부족한데,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은 많아 일일이 대응하기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방역 지침을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확진자 발생 시 손해배상(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이 역시 무색했다.

오후 10시 이후 백사장 내 음주·취식 행위가 금지되는지 모르고 근처 편의점에서 술과 안줏거리를 구매한 뒤 백사장에 들어갔다가 단속 요원에게 제지를 받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날 하루 도내 역대 최다인 64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방역당국이 오후 2시 제주 첫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방침까지 발표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지만, 이곳 해수욕장에서는 마치 다른 세상 이야기인 듯했다.
 


이에 따른 비난과 우려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도민 김모씨(32)는 “하루 6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말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도내 맘카페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코로나19가 종식된 줄 알았다”, “진짜 너무한다”, “답 없는 사람들”, “지키는 사람 따로 어기는 사람 따로 있는 것 같다”, “양심도 없고 정신도 없다” 등 비난의 글과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비상시국 속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많은 관광객이 입도하는 점도 도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 13일 3만9211명, 14일 4만2245명, 15일 3만4787명으로 매일 4만명 안팎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민사회에서는 “방역당국이 연휴 기간 집 밖으로 나가지 말아 달라는 데도, 정작 밖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진유한 기자 jyh@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