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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르포] 거리두기 4단계 첫날…달라진 제주 풍경

도내 12개 해수욕장 조기 폐장…주변 상인들 울상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모임 가능…번화가 한산
도민 저녁약속 취소 잇따라…“금주 도전” 다짐도

18일부터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거리두기 4단계는 봉쇄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역 조치로, 제주지역에서 4단계가 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단계 시행으로 해수욕장과 상권이 밀집한 번화가 등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해수욕장 조기 폐장, 휴가철 대목 실종

4단계 시행 첫날인 이날 낮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서핑객을 제외하고 물놀이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방문객 대부분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백사장을 걸으며 폐장의 아쉬움을 달랬다.

계절음식점 관계자들도 아쉬운 표정으로 테이블과 식기를 치웠고, 파라솔과 의자를 철거해 백사장 한편에 쌓아 놓았다.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이날부터 이호해수욕장 등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은 모두 조기 폐장했다.

도내 해수욕장이 조기 폐장한 것은 거리두기 2단계 방역 강화 조치가 시행됐던 지난해 8월 23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폐장 조치에 따라 샤워실과 탈의실, 피서용품 대여소는 이용이 불가능했다.

다만, 편의시설만 폐쇄됐을 뿐 입수는 가능해 안전요원 등 해수욕장 안전 관리 인력은 개장 때와 다름 없이 배치됐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안심콜 운영과 체온스티커 지급도 예전처럼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입욕과 레저활동이 가능해 폐장에 따른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수욕장 폐장으로 두 달간 한철 장사를 해왔던 주변 상인들은 울상이다.

한 음식점 사장은 “작년에도 조기 폐장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올해는 개장하자마자 장마가 온 상황에서 조기 폐장까지 해 매출 감소 피해가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오후 6시 이후 2명만 모임 가능…번화가도 한산

오후 6시가 넘은 시간 도내 최대 번화가인 제주시청 대학로는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속속 몰려드는 평소 풍경과 달리 인파가 줄면서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4단계에서는 오전 5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는 4명까지 만날 수 있지만,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사이엔 2명까지만 사적 모임이 가능하다.
 

 

 

시민들은 대부분 2명만 모이거나 홀로 다니며 방역 수칙을 준수했으나, 3명 이상 모여 있는 일행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탓인지 술집과 식당은 대체로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고, 저녁시간마다 만석일 정도로 인기 있는 맛집에도 빈 테이블이 보였다.

대학로 한 술집 업주는 “오후 10시까지밖에 영업을 못하는데 인원까지 2명으로 제한돼 속이 터진다”며 “여름 성수기에 매출이 나와야 임대료와 공과금을 낼 텐데 지금은 인건비를 건지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저녁약속 줄줄이 취소…일부는 목표 설정 계기로

이날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로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이 제한되면서 사전에 잡혀 있던 약속들을 어쩔 수 없이 취소하는 도민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거리두기 4단계가 오는 29일까지 이어짐에 따라 일부 도민은 이 기간을 새해 목표 달성을 위한 다짐처럼 여기는 계기로 삼고 있다.

도민 A씨(34)는 “평소 술을 좋아하는데 요새 안색이 많이 어두워졌다는 소리를 자주 들어 4단계도 된 만큼 당분간 금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B씨(32)는 “열흘 동안 다이어트도 하고, 가족들과 자주 못 보냈던 시간도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진유한 기자 jyh@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