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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강원의 혈관 국도를 살리자]국도 46호선서 만난 꽃대마을…들판 가득 ‘보랏빛 향기'

(10) 고성 하늬라벤더팜

 

 

고성군 어천리 꽃대마을교 너머로
중세 유럽 정원 감성 ‘잉글리쉬 가든'
3,000평 ‘라벤더 필드' 웅장함 장관

자작나무·억새…숨은 포토존 풍성
여름 꽃들이 반겨주는 ‘플라워 필드'
라벤더 아이스크림이 달콤함 더해


대한민국의 가장 북쪽 땅 끝으로 향하면 46호선이 시작되는 고성이 있다. 산과 바다와 호수, 그리고 DMZ가 자리한 ‘청정 도시'에서 특별한 사계절로 입소문이 난 곳을 찾았다.

고성군청에서 어천리로 10여분을 달려간다. 어천길을 지나 더 깊숙이 들어가면 ‘꽃대마을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유명한 ‘꽃대마을교'를 건너면 말로만 듣던 보라색 아스팔트길이 인사를 건넨다. 9번째 이야기가 펼쳐지는 ‘하늬라벤더팜'이 보인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빨간색 전화 부스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인파를 만날 수 있었다. 벌써부터 나들이 온 재미가 난다. 입구로 들어서자 ‘잉글리쉬 가든'이 강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마치 중세 유럽의 한 정원에 방문한 듯한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심한 듯 심겨져 있는 꽃들은 정형화된 틀을 따라 부드러운 ‘파스텔 톤' 색채를 뽐냈다.

잉글리쉬 가든을 빠져나오니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보랏빛 언덕을 그려낸 3,000여평의 ‘라벤더 필드'가 펼쳐졌다. 웅장한 규모에 놀라는 것도 잠시다. 간격을 두고 모여 있던 사람들은 조금씩 멀어져 라벤더 사이사이로 걸음을 옮겼다. 모두가 삼삼오오 짝을 맞춰 흩어지자 화려한 색채가 더욱 돋보였다.

다양한 테마로 채워진 장소들도 인기를 끌었다. 딸의 휴가에 맞춰 이곳을 찾았다는 한 부부에게 말을 걸었다. 부인 김승희(51)씨는 라벤더 필드 외에도 매력을 느낄 만한 공간이 충분했다고 전했다. 그는 “따끈한 햇살에 지칠 때쯤 길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숲에 기대어 휴식을 취했다”며 “와일드 가든에서는 자작나무와 억새풀, 수국을 배경으로 숨겨진 포토존이 많아 즐거웠다”고 미소 지었다.

실제로 25년 수령의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하늘 높이 자란 길은 청량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주 보고 앉아 쉴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가족이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데다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니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한참을 앉아 땀을 식히다가 숲 앞에 있는 ‘플라워 필드'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이름 모를 꽃들이 앞다퉈 색을 꺼내며 여름을 노래했다. 이 자리는 6월이면 호밀이, 9월과 10월이면 안젤로니아, 해바라기, 메밀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 매일 다른 화면을 풀어놓는단다.

다시 출구로 향하는 길에는 ‘와일드 가든'을 들렀다. 구석진 곳을 찾아 계속해서 들어가니 녹색의 잔디와 함께 어우러진 자작나무가 울창한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작은 연못에는 억새풀과 이름 모를 꽃들이 대비를 이루며 눈이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초입에서 마주친 ‘잉글리쉬 가든'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짙은 색을 덜어낸 수국과 장미가 공간을 채우면서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상대적으로 한산해 더욱 자연스러운 면도 있었다. 고풍스러운 문양의 철제 벤치도 포토존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관람객을 기다렸다.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카페에서 천연 라벤더 추출물을 넣은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샀다. 보라색으로 물든 아이스크림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고성에서의 추억에 달콤함을 남겼다.

한편 하늬라벤더팜은 2006년 문을 연 뒤 매년 라벤더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성=김수빈기자 fores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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