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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완주서 220년 만에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 유해 발굴

완주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서 윤지충 · 권상연 · 윤지헌 유해 · 유물 발견
해부학 · 유전적 검사 결과 1791년 ·1801년 처형 당한 순교자와 일치함 확인

1791년 신해박해로 인한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로오와 권상연 야고보의 유해가 완주군 남계리의 초남이성지에서 발견됐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도 같은 곳에서 함께 나왔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로오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윤지충의 동생)의 유해를 200여년 만에 발견했다”고 선언했다.

전주교구는 초남이성지 바우배기 성역화 작업을 하면서 지난 3월 11일 8기의 무덤을 개장했다. 3호 무덤과 5호 무덤에서 백자사발지석 등 유물과 유해가 발견됐고 8호 무덤에서는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를 찾았다.

사발지석 안쪽에는 윤지충·권상연의 이름, 나이 등의 인적 사항이 적혀있었고 세례명과 순교 날짜 등이 한자로 적혀있었다.

전주교구는 이를 호남교회사연구소에 알렸고 전 전북대학교 고고인류문화학과 윤덕향 교수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송창호 교수와 함께 묘소와 유물, 유해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의 임정민 감식관도 조사에 참여했다.

감식단은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 DNA 검사, 치아의 마모정도와 뼈의 골화 유무 등을 통해 유전정보를 조사했다.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부계 혈통을 확인할 때 이용되는 Y염색체 유전자 검사(Y-STR)도 실시했다.

조사결과 각 결과에서 3명의 복자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Y염색체 유전자 검사에서는 해남 윤씨, 안동 권씨 친족 남성 5명의 유전정보와 일치했다.

 

 

 

이에 전주교구는 “세분의 유해가 윤지충 바로오,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로 판명됐다”며 “이에 반대되는 모든 주장은 배척한다”는 교령을 발표했다.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로오는 1759년 유명한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다. 윤지충은 일찍부터 학문에 정진해 1783년 진사 시험에 합격했다. 또 이 무렵 고종사촌인 정약용을 통해 천주교에 대해 알게 됐으며 다음해부터는 직접 교회 서적을 구해 읽기 시작했다. 이후 윤지충은 어머니와 아우 윤지헌, 이종사촌 권상연 야고보에게도 교리를 가르쳐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이게 됐다.

1790년 북경의 구베아 주교가 조선 교회에 제사 금지령을 내리자 윤지충은 권상연과 함께 집안에 있던 신주를 불태웠다. 다음해 여름 어머니가 사망하자 어머니의 유언을 따라 유교식 제사 대신 천주교의 예법에 따라 장례를 치렀다.

윤지충이 신주를 불태우고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소문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당시 조정이 이들에 대한 체포령을 내리자 이들은 즉시 조정에 자수했다. 조정은 윤지충과 권상연에게 천주교 신앙을 버리도록 권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자 1791년 12월 8일 전라감영에서 처형당하게 된다.

 이동민 whooo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