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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텅 빈 합성동 지하상가 ‘상권 몰락 직전’

코로나로 점포 수 절반가량 ‘뚝’
총 230개 중 현재 120개만 운영
상인들 “수익 70% 줄어 적자 누적”한계 다다른 위탁운영자

 

 

창원의 대표적인 쇼핑 시설인 합성동 대현프리몰 지하상가가 코로나19 이후 점포 수가 절반가량 줄면서 상권 몰락 위기에 놓였다. 대현프리몰은 임대료 인하 등 자체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적자가 누적되면서 한계점에 이르렀다.

 

6일 오후 2시 합성동 지하상가. 드문드문 지나가는 상가 이용객들 뒤로 문을 닫은 빈 점포들이 줄지은 모습은 창원을 대표하는 쇼핑 시설로 불리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대현프리몰에 따르면 총 점포 230개 중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120개에 불과하다. 빈 점포가 단 한 곳도 없었던 2020년 1월과 비교하면 1년 9개월 사이 절반가량(47.8%)의 점포가 사라진 것이다.

 

“분기별로 1000만원씩 적자입니다. 차라리 문 닫고 노는 게 지출이 더 적을 거예요. 현재 수익은 코로나 전보다 70%가량 줄었고 임대료·관리비 등 고정 지출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네요.”

 

지난 2002년부터 이곳에서 옷집을 운영하는 주정화(47·여)씨는 코로나19 이후 받은 대출만 4000만원에 달한다. 직원 3명을 고용해 점포 2개를 운영해왔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금은 홀로 점포 1곳만 운영하고 있다. 그마저도 수익이 적어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씨는 “지난 1년간 ‘1달 뒤면 나아지겠지’란 바람으로 버텨왔는데 19년간 모아둔 돈을 다 쓰고 빚만 쌓이고 있다”면서 “옷 장사의 경우 재고 처리 차원에서 1년 전에 그만할지 결정해야 한다. 내년 말 계약이 만료되는데, 올해까지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내년에는 장사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점포에서 커피점을 운영하는 김혜란(53·여) 씨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김씨는 1993년 지하상가 개장 당시부터 이곳에서 화장품 점포를 운영하다 지난 5월 업종을 변경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인데 업종 변경에도 매출은 차이가 없어 하루하루 고민만 커지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은 빈 점포가 생겨도 곧장 채워졌는데 최근 1년간 늘어나는 빈 점포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소상공인들이 밀집해 있는 대표 쇼핑 시설인데 상권 침체와 직결되는 빈 점포 문제는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2013년 창원시와 기부채납 방식으로 20년간 위탁운영 계약을 맺고 합성동 지하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대현프리몰은 임대료를 최대 50% 인하해주는 등 지원책을 마련해 상권 유지에 힘쓰고 있지만 한계점에 이르렀다.

 

대현프리몰은 지난해 2~5월 임대료를 20% 인하하고 올해도 임대료를 상반기 50%·하반기 30% 인하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상인 매출이 65%가량 줄면서, 이 기간 대현프리몰이 떠앉은 적자만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대현프리몰과 상인들은 상권 몰락을 우려하며 민간위탁운영을 맡긴 실질적인 시설주인 창원시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창원시가 대현프리몰과의 협약서에 명시된 ‘운영기간 중 재해나 사고 등으로 인해 상가 대부분의 영업 휴지 기간이 필요한 경우 해당 기간만큼 사용기간 산입을 제외할 수 있다’는 내용을 코로나19 상황에 적용시켜 사용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용기간이 연장된다면 대현프리몰은 발생하는 수입을 임대료 인하 등 상인 지원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성 대현프리몰 총괄본부장은 “작년에는 손실을 각오하면서 자력으로 극복해보려고 했었는데 사태가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혼자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합성동 지하상가 상권이 무너지면 합성동 전체 상권이 흔들릴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때는 업체가 스스로 해결하겠지만 지금의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는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안전건설교통국 관계자는 “현재 협약서 내용 적용 여부에 대한 법률 자문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며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공감하기 때문에 앞으로 지원 방안들에 대해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