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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ACC, 빛의 숲에서 미디어 아트를 만나다

내년 5월 15일까지
‘미디어월 특별전시 4×4ALLS’
미얀마, 5·18, 4·3 등 모티브
팀 히치콕 A 등 8팀 작가 참여
서울 K-POP 스퀘어 동시 상영

 

 

지난 3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 중 19세 소녀가 군경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소녀는 미얀마 태권도 챔피언이었다. 매운 음식과 붉은 립스틱을 사랑했던 소녀의 이름은 치알 신. 소녀는 “모든 게 잘 될 거야”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소녀는 쿠데타 발생 이래 가장 많은 38명의 희생자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이용신) 미디어월에서 지난 15일부터 볼 수 있는 미얀마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작품 ‘저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팀 히치콕 A) 내용이다. 여기에는 미얀마 외에도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주먹밥과 분수대, 아버지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어린 아이, 제주 4·3 사건을 상징하는 붉은 동백 등 민주화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다양한 장면이 등장한다.
 

ACC는 내년 5월 15일까지(매일 오후 7시부터~밤 10시)미디어월을 통해 ‘미디어월 콘텐츠 4×4WALLS’에 뽑힌 8개 작품을 선보인다. 아시아문화광장과 빛의 숲을 산책하며 관람할 수 있어 가을밤 정취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서울 코엑스 아티움 K-POP 스퀘어 미디어(11월 12일까지, 오후 6시30분·7시30분·8시30분·9시30분 시간당 1회)를 통해서도 두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4×4WALLS’는 ‘탐색하고 확장하고 개척한다. 그리고 코엑스로 간다’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순회 전시다. 이 기간 ACC 미디어월에서는 김대천, 언해피서킷, 이수진, 전보경, 팀 히치콕 A, 홍석진 등 여덟 작가의 작품이 관람객을 찾아간다.
 

먼저 김대천 작품 ‘공생도시’는 메콩강과 공생해 온 도시를 그린다. 메콩강 인근 나라의 수도를 항공사진 등으로 생성한 패턴을 조합한 뒤 이를 3차원으로 변환한다. 여기에 생동하는 시공간의 춤을 가상으로 구현한다. 아시아 지도에 드리워진 근대를 관통하는 인류의 흔적과 자연, 도시기술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다.

과학과 예술 융합을 토대로 작품 활동을 해온 언해피서킷은 ‘6개의 지구 언어로 쓰여진 인터스텔라 메시지’를 통해 지구와 인류의 구조화된 이미지를 선보인다. 전자파를 활용하는 외계 문명을 전제로 그들에게 지구에도 지적 문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전보경은 기계가 학습하는 규칙에서 모티브를 얻은 ‘머신 러닝’을 선보인다. 기계의 동작 방법을 인간의 관절에 대입해 움직임 방식을 고찰한다. 기계의 움직임을 인간의 몸에 입히는 과정은 과연 기계일까? 아니면 인간일까? 작품은 이질적인 변증법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트링즈 1826(김소영·이애림)와 슬릿스코프(김제민·김근형) 두 팀은 ‘아나객잔’, ‘루덴스토피아’라는 작품을 매개로 코엑스 아티움 K-POP 스퀘어 미디어를 각자의 공간으로 해석한다.

헤이룽강 아무르 강변에 있는 아나객잔은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곳에 있다. 작품 속 ‘아나객잔’은 깊은 숲속 강가에 있지만 수수로 변전되는 숙소, 건축물을 말한다. 이곳의 문들은 다른 장소를 연결하는 마법적 문이며 나아가 아시아에서 유럽, 우주로 열리는 매개체다.

미디어 아티스트와 AI 아티스트로 구성된 슬릿스코프가 펼쳐내는 ‘루덴스토피아’(유희적 세계)는 인공지능이 상상하는 루덴스토피아를 상정한다. 작가들은 개인과 사회, 현실과 상상, 생존과 유희의 경계가 허물어진 공간을 루덴스토피아라고 한다. 작품은 공간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에게 던지는 공간적 성찰이자 포괄적 질문이기도 하다. 관람은 무료.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 참조.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