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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 '노동자도 잘 모르는' 직업트라우마센터

"트라우마 치료 놓치면 2차사고 위험 키운다"

 

 

"트라우마에 대해 제대로 안다면, 통제감이 생기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부천 직업트라우마센터 정조웅 심리상담사는 지난해 점심을 먹는 도중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가까웠던 직장 동료가 사고로 숨지면서 회사를 관두고 센터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받던 김성원(가명)씨였다. 김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불안감을 호소했고 정 상담사는 곧바로 김씨의 집 근처로 향했다.

김씨는 가장 친했던 동료의 죽음으로 트라우마는 물론 기저 질환까지 악화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다시 일을 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괴로움을 호소했다. 다행히 네 차례의 상담으로 김씨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재취업에 성공해 현재 일상으로 돌아갔다.

지난 3월 오전 일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외벽 창틀 방수공사에 나섰던 부자(父子) 중 아버지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아들인 한성민(가명)씨는 아버지의 로프를 잡으려다 손에 화상을 입었는데,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극심한 트라우마로 사고 3개월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며 고통스러워 했다. 

 

누구나 직업 관련 무료로 이용에도
경기도, 2만4930명 중 1932명 그쳐
"가까운 이들도 영향 대물림 될수도"

한씨는 뒤늦게 경기 북부 직업트라우마센터를 찾았고, 지금은 미래계획을 세우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김씨와 한씨는 '직업트라우마센터'의 도움을 받아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소중한 일상을 되찾았지만 모든 노동자가 이 같은 도움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산업재해, 직장 내 괴롭힘 등 직업 관련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 누구나 직업트라우마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아는 노동자는 드물며 그중 외국인 노동자는 언어장벽 등으로 도움의 손길을 받기 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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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상처 스스로 '과소평가'… 센터 '절대 부족'

"직업트라우마센터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직업트라우마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2019년부터 문을 열어 올해 13곳까지 늘었다. 경기도는 동부와 서부, 북부, 부천 등 4곳의 센


더욱이 산업재해 등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사건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과 친구, 사고를 수습한 노동자, 사건 책임자, 경찰 등까지 트라우마 여파가 미친다. 지난해 경기도의 사고재해자 수는 2만4천930명으로,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는 피해자 수는 더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직업트라우마센터 이용자 수는 지난 2019년 911명에서 지난해 1천932명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발생한 사고 재해자 수와 비교하면 여전히 턱없이 적은 규모다.

경기 북부 직업트라우마센터는 "적기에 제대로 트라우마를 치료하지 않으면 분노 등 부정적인 정서를 불러와 2차 사고 위험을 키운다"며 "트라우마를 겪는 노동자의 가까운 이들도 영향을 받기 쉽다. 트라우마도 '대물림'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상처 스스로 '과소평가'… 센터 '절대 부족')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