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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치솟는 에너지 가격…지역 제조업 "올겨울 어떻게 버틸지 막막"

전기요금 인상에 주물 등 뿌리업종 비명…"할증제 적용되는 11월 두려워"
석탄 가격 급등에 염색공단 증기료 17000원→26500원…내년엔 6만원대 전망
가공료 인상으로 활로 모색하는 염색업계…"최소 20% 인상해야"

 

 

날이 갈수록 치솟는 에너지 가격 탓에 지역 제조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친 터라 이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조짐이다.

 

주물‧열처리·도금 등 뿌리업종 제조기업들은 최근 전기요금이 오름에 따라 막중한 생산비용 부담에 짓눌리고 있다고 호소한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10월부터 kWh당 3원씩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이는 약 8년만의 요금 인상으로 유연탄, LNG(액화천연가스), 석유 등 전기 생산에 필수적인 연료비 단가가 높아짐에 따른 결정이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큰 타격을 입은 건 제조 중소기업 중에서도 주물‧열처리·도금 등 제조 특성상 설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업종이다. 이들 업계에 따르면 제조 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5%에서 많게는 30%를 웃돈다.

 

경북 고령에 있는 주물업체 A사는 지난해 한 달 전기요금이 평균 8천만원 수준이었으나, 이달에는 1천5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더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1월부터는 최대 20~30% 정도의 겨울철 할증제까지 적용돼 전기요금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A사 대표는 "온종일 쇳물을 만드는 용해로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을 줄이는 건 꿈도 못 꾼다. 전기료가 생산원가의 20%나 차지한다"며 "가뜩이나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겨울을 앞두고 요금이 올라버렸다. 당장 납품가에 반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들 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시기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겹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종태 대구경북주물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원재료인 고철은 물론, 실리콘이나 망간 등 핵심 부자재 가격도 높게는 몇 배씩 급등했다. 이중고로 조업을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더욱이 최근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라 전기요금도 추후 더 높아질 거라는 전망이 많아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전통적인 산업 중 하나인 염색업종도 수입 석탄가격 인상에 따른 증기 가격 오름세에 압박을 받고 있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염색공단)은 지난달 열린 이사회 결과에 따라 그동안 t당 1만7천원으로 할인 적용되던 증기 요금을 일부 환원해 10월부터 주간 2만6천500원으로 인상했고, 야간은 현행대로 1만7천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증기를 생산하는 연료인 수입산 석탄의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염색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t당 98.08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수입산 석탄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272달러로 3배 가까이 올랐다. 석탄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예상되는 증기 가격은 약 6만5천원 수준이다.

 

이처럼 수입산 석탄 가격이 날뛰는 배경에는 최근 극심한 전력난을 겪는 중국이 있다. 현재 중국은 전기 배급제를 확대하는 동시에 석탄 사재기에 나서는 등 고육지책까지 동원하는 모양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석탄 수입량이 3천288만t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염색공단 관계자는 "우리 공단은 지금까지 전국 최저 수준으로 증기 요금을 책정해왔지만, 석탄의 국제가격이 최근 급등하면서 내년도 증기요금 인상 압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1년 치 석탄을 계약해둬서 지금까지는 버틸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요금 인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난관에 부딪힌 업계는 염색 가공료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대구염색산단 입주업체인 무길염공의 박광열 대표는 "이달부터 내야 할 증기 요금이 한 달 3천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약 1천만원이나 늘게 됐다"며 "원사, 염료 가격도 계속 오르는 추세라 더는 현재의 단가를 유지할 수 없다. 이미 대다수 산단 입주기업들은 염색 가공료를 20%가량 올리겠다고 거래처에 전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