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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황새, 남과 북을 날다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췄던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가 서해5도 최북단 백령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멸종 전 남북을 가로지르던 황새가 다시 북녘을 오가며 평화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27일 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시민사업단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황새 1마리가 한 달가량 머물고 있는 게 확인됐다.

 

이 황새는 지난 8월31일 황새생태연구원이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에서 방사한 1년생 수컷 개체다. 다리에 'H37'이라고 새겨진 가락지를 달고 있다. 이름은 '일상'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자는 의미에서 예산군 주민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이 황새는 방사된 예산군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지난달 17일 백령도에서 처음 관측됐다. 이달 16일에는 백령도 화동습지에서 쉬는 모습이 포착됐다. 화동습지는 수심이 5~10㎝ 정도로 얕은 데다가 인근에 먹이를 구할 수 있는 폐염전이 가까이 있다.

  

환경부 지정 '1급 멸종위기 생물'
예산서 방사한 1년생 수컷 한마리
먹이 환경 좋은 백령도서 관측돼
북한 거쳐 중국서 월동, 되돌아와


백령도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지만 농경 지대와 저수지, 하구 민물, 습지대가 형성돼 있어서 황새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황새를 관측한 박정운 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은 "황새는 물가에서 움직이지 않고 쉬고 있었다"며 "농경지가 있는 백령도 특성상 (황새가) 농수로에 사는 미꾸라지나 작은 동물을 잡아먹기 좋을 것"이라고 했다.

황새생태연구원의 '황새모니터링기록DB'를 보면 국내 번식에 성공한 황새가 백령도까지 온 건 이번까지 총 3차례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방사한 개체도 강화군에서 북한 장연군을 거쳐 백령도로 오기도 했다. 황새는 접경지인 백령도와 강화군 교동도, 북한 황해도를 활동지로 삼는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보양호와 양쯔강 유역을 거점 월동지로 삼는 황새는 백령도에서 북한을 거쳐 중국으로 이동하고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관찰된다"며 "넓은 평야가 있는 황해도는 생물자원이 많아서 과거 황새가 번식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새는 환경부 지정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국제자연보호동맹(IUCN) 적색목록 위기종이다. 우리나라에선 1950년대까지 전국에서 서식하는 텃새였으나 이후 자취를 감췄다. 황새생태연구원의 전신인 황새복원센터가 2002년 황새 인공 번식에 성공했다. 황새는 전 세계에 2천500여 마리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