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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현장르포] '잃었던 땅' 인천시민 이음공간 열렸다

80년만에 담장 허문 '캠프마켓'

 

일본군과 미군이 차례로 주둔하면서 80년 넘게 인천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했던 금단의 땅 캠프 마켓(부평 미군기지) 경계가 마침내 철거됐다.

인천시는 25일 부평구 캠프 마켓을 둘러싸고 있던 담장 일부를 철거하고, 이곳에 설치한 안내소 개소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오후 열린 행사에서 시민들이 기지 반환을 축하하며 힘찬 구호를 외치자 캠프 마켓 운동장 한복판에 허물린 담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벽돌과 콘크리트로 겹겹이 쌓아올린 담장이 사라진 자리에는 건너편 가게와 교복 입은 학생들 등 익숙한 부평의 일상이 담겼다. 시민들은 담장이 있었던 자리를 지나쳐 평소 오가던 보도에서 미군기지를 들여다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오늘&내일' 안내소 개소 기념행사
주민 "역사 현장으로 조성 바라"
市, 주변 300m 모두 철거할 계획


부평구 주민 유금녀(64)씨는 "30년간 캠프 마켓 바로 옆 아파트에 살면서 늘 담장을 둘러서 다녔는데 이제 막혀 있던 길을 가로질러서 다닐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이곳이 과거 우리가 나라를 잃고 보냈던 세월을 되새길 수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앞으로 캠프 마켓 주변 경원대로·안남로에 설치된 300m가량의 담장을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캠프 마켓 야구장 부지와 연결되는 2001 부평점(2001 OUTLET) 인근에는 시민이 통행할 수 있는 계단이 마련될 예정이다. 시민이 언제든 캠프 마켓을 드나들 수 있게 되면서 치안·방범을 위한 시설물로 가로등과 폐쇄회로(CC)TV 5개도 설치된다.

이날 개소한 시민 소통 공간인 인포센터 '캠프 마켓 오늘&내일'은 안내소이자 소통·전시 공간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인포센터는 캠프 마켓 내 미군 건축물을 보수·활용한 사무실이다.

이곳은 앞으로 미군기지 조성 방안과 단계별 반환 과정 등을 알리는 공간으로 이용된다. 인포센터는 내달 8일까지 사진,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기념사에서 "결국 우리 모두가 지향하는 목표는 캠프 마켓을 시민을 위한 열린 이음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긴 호흡으로 캠프 마켓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서로 숙의하며 모두가 만족하는 시민의 공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 차준택 부평구청장, 더불어민주당 이성만·홍영표 국회의원, 최용규 캠프 마켓 시민참여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