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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남파 간첩이 민주화운동?…드라마 ‘설강화’ 논란 확산

민주화운동 폄훼·안기부 미화 논란
방영중지 국민청원 하루만에 20만
기업들 광고 협찬 줄줄이 중단

 

 

JTBC의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 snowdrop’(이하 ‘설강화’)가 ‘민주화운동 폄훼’, ‘안기부 미화’ 등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남파간첩인 임수호가 운동권 학생으로 위장해 등장하는 설정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5·18민주화 운동’이 북한간첩에 의한 내란으로 왜곡된 점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대쪽 같은 열혈 국가안전기획부 요원’으로 소개된 안기부 캐릭터 이강무(장승조)의 등장은 과거 공안 사건을 미화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설정때문에 드라마는 제작단계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방송사와 제작진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내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JTBC는 앞서 두 차례 입장문을 발표해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은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정치적이나 이념적인 것보다는 어떤 사람 자체에 대해 굉장히 깊고 밀도 있게 들여다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하지만 18일 첫 방송 이후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다. 첫 방송 이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은 하루 만에 정부의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며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설강화의 광고·협찬에 나선 싸리재마을, 도평요, 티젠, 한스전자, 다이슨 등 기업들이 소비자의 항의에 연달아 ‘광고·현찬 중단’ 등 공식입장을 내고 있다. 또 청년단체인 세계시민선언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극본을 집필한 유현미 작가의 과거 발언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유 작가는 법조계를 주제로 한 드라마를 다수 집필했는데 SBS드라마 ‘신의거울’ 집필 당시 가장 많은 도움을 줬던 이로 윤석열 현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꼽으며 “윤석열 후보가 ‘일반인과 법조인의 갭을 줄이고 싶다’는 기획 의도를 듣고 ‘검사에 대한 인플레가 너무 심하니 그거 벗겨달라’며 손을 내밀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설강화’는 1회 3%, 2회 3.9% 시청률(비지상파 유료가구)을 기록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