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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갑’이 된 배달대행업체…자영업자들 속탄다

새해 배달료 인상에 추가 할증요금까지…눈 온 날 무더기 배달 중단도
고객에 부담 줄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 수용…코로나 불황 속 한숨만
중개료 배민 7%·요기요 11% 비해 2%인 광주시 공공앱 이용은 저조

 

 

#. 광주시 북구 용봉동에서 곰탕집을 운영하는 A씨는 배달 앱으로 7500원짜리 곰탕 한 그릇을 판매하면 고작 2000원 가량을 손에 쥔다. 최저시급과 채소 값 등 기본적인 물가가 상승했는데 곰탕 가격은 유지하다 보니 이익은 적어졌다. 특히 배달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크다. 배달 플랫폼 중개료와 배달대행업체에 지불하는 기본 배달요금에다, 야간 할증, 배달지까지 일정 거리를 넘어서면 붙는 할증요금까지 포함하면 남는 게 없다. 송씨는 “배달비가 너무 올라 걱정이다. 그렇다고 배달이 포장 판매나 방문 판매보다 훨씬 많아 안할 수도 없고 배달비 아끼려고 내가 배달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힘겨운 날들을 버텨내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배달대행료 인상으로 깊어지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포장·방문 판매보다 배달 주문이 급증하면서 배달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새해 들어 배달 요금이 17%까지 올라서다. 그렇다고 배달을 포기할 수도, 자체 배달을 고집할 수도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3일 광주·전남 일부지역 자영업자와 배달업계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 배달업체들은 이달 초부터 배달 요금을 인상했다.

배달대행 업체들은 상인들에게 배달 1건당 기존 3000원 수준이었던 배달요금을 3500원(17%)으로 올린다고 공지했다.
 

기본요금 뿐 아니다. 기본 배달거리인 1.2 ㎞를 넘어서면 100m 당 300원의 추가요금을 부과했고 비나 눈이 오는 날, 야간에는 300원 가량의 할증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같은 배달대행업체 공지를 받은 자영업자들은 속이 터진다. 코로나 여파로 사실상 배달 주문이 대세인 음식점이 많아진 상황에서 자체 배달 인력이 없는 소규모 영세업자들은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본 배달 수수료에 거리당 추가 금액, 야간 할증까지 포함되면 배달 1건 당 1500원이 오르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루에 100건의 배달 주문을 받을 경우 15만원 가량 을 배달비로 챙겨줘야 하는 셈이다. 최근 배달 기사 수요가 늘면서 최소 250만원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자체 배달 기사 고용도 현실적을 불가능한 실정이다. 온 가족이 배달에 나설 수 없다면 배달비 인상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배달 주문이 절대적이다보니 배달 기사 운행 중단으로 인한 손해를 입기도 한다. 지난달 말 나주지역에서는 눈이 많이 내려 배달대행업체가 안전문제를 이유로 배달을 중단하면서 일대 자영업자들은 걸려오는 손님들의 주문 전화를 포기해야 했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서 배달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주문이 많지만 배달 인력이 없다보니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배달 인상분을 감내해왔지만 음식값을 올리지도 못하는데 마냥 떠안아야 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들이 버텨내지 못하고 소비자들에게 넘길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가 이같은 문제점 등을 완화시키기 위해 운영중인 공공배달앱 ‘위메프 오’는 지난해 4월부터 운영중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있는데다, 배달 요금에는 별 차이가 없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위메프 오의 중개료는 2%에 불과, 배달의 민족(7%), 요기요(11%) 보다 낮지만 배달 요금의 경우에는 차이가 없다.

배달업계에서는 배달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배달대행 업체 광주지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배달 기사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서 과거와 달리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다”면서 “게다가 이제 수입이 드러나면서 세금도 더 내야 한다. 또 광주의 경우 배달 요금이 수도권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