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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지역아동센타에서 공부해 미국 유학가요"

완주 상관지역아동센터 ‘사고쳤다’…참스승·우정으로 일궈 낸 인간승리

유다함 학생, 펜실베니아주립대학·오하이오주립대학·연세대 등 합격
문건일 학생, 연세대 행정학과 합격. 검사 꿈. 생각을 곧 실천으로
어려운 가정환경 여건 극복하고, 후배들의 귀감 돼. 더 멋진 사람 될 것
두 학생 모두 센터와의 인연 강조. 센터는 인재양성 요람 장으로 부상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에요. 생각을 정하면 바로 실천에 옮겼죠.”

완주 상관지역아동센터가 ‘유쾌하고 통쾌한’ 사고를 쳤다. 이곳 출신 학생들이 어려운 가정환경 역경을 딛고 대한민국 미래를 대표할 인재로 떠오른 것이다.

상관지역에 가면 두 학생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렸다. 지역의 자랑이자 전북의 자랑으로 떠오른 학생들의 미래를 기원하기 위한 응원이다.

주인공은 바로 유다함(20)·문건일(20) 학생이다. 이 두 학생은 초등학교 1년때부터 상관지역아동센터에서 같이 공부하고 뛰어놀던 속칭 부랄친구(어릴적부터 같이 뛰어놀던 죽마고우)다.

유다함 학생은 2022학년도 대학 입학 시험에서 국내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는 물론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미국 퍼듀대학교, 미국 미시간대학교,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등을 합격했다. 어느 대학을 가던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어느 대학을 가야할지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6남매 중 다섯째인 유다함 학생은 돈을 벌러 나가는 홀어머니 밑에서 커왔다. 어릴적 상관 하천에서 뛰어노는 일 외에는 집에서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고 한다. 집안 환경이 어렵다보니 학원은 커녕 외식조차 생각도 못했다. 그러던 중 상관지역아동센터에 입소했고, 이후 그곳에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만나 뛰어놀은 기억이 인생에서 가장 큰 추억이자 현재의 기억이라는 게 유다함 학생의 설명이다.

유다함 학생은 “어렸을 때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아무것도 고려하지말고 뭘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일단 시도해봤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경제, 경영을 공부하고 있다.

 

 

 

문건일 학생의 삶 역시 죽마고우인 유다함 학생의 인생과 맥을 같이 한다. 문건일 학생은 이번에 연세대학교 행정학과에 합격했다. 유다함 학생과 함께 상관지역아동센터에서 삶을 보내며 공부하고 뛰어놀았다. 유독 다른 친구들에 비해 까불이였던 문건일 학생은 동네에서 소소한 작은 사고도 여러번 쳤다고 한다. 그는 맞벌이 부모의 시간적 한계로 인해 상관지역아동센터에 입소했었다. 문건일 학생의 꿈은 검사다. 어렸을적엔 경찰이 꿈이었지만 커 나가면서 경찰수사를 지휘하는 참된 검사를 꿈꾸었다고 한다. 그래서 학과도 법과 가장 가까운 행정학과로 지원했다고 한다.

문건일 학생은 “옛날 우리 동네는 놀곳이 기찻길 외에 센터밖에 없었다”면서 “이곳에서 인생의 목표를 정했고, 시간을 정해 놓으면 그 시간에는 약속된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공부해왔다”고 말했다.

이들 두 학생의 공통점은 모두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가장 값진 시간이 상관지역아동센터에 있었을 때라고 한다. 이들로 인해 상관지역아동센터는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각광받고 있다.

두 학생은 대학 합격통지서를 받자마자 상관지역아동센터 최영순 센터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뒤 큰 절을 올린다며 이곳을 찾았다. 감동의 눈물이 이곳 센터를 적셨고, 이들을 바라보는 후배들의 얼굴엔 희망과 미소가 가득했다.

이강모 kangmo@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