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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구백화점 본점 부지, 고급 복합건축물 들어설 가능성

호텔·오피스텔·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트렌드 반영
동성로 일대, 주거·상업·업무 복합지구로 재탄생 예고돼

 

 

대구백화점 본점 부지가 새 주인을 맞이한다. 지난해 중순 잠정 휴업을 선언, 사실상 폐점한 대백이 지난달 20일 제이에치비홀딩스와 대백 본점 부지와 건물에 대해 매각대금 2천125억원에 계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부지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보다 복합건물로 개발할 가능성 커

 

대백 부지 매수자인 제이에치비홀딩스의 모기업은 제이에치비개발. 전국에서 상가 업종 구성(MD), 컨설팅, 시행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주로 주상복합 시행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대백 본점 부지 개발 방향은 많은 시민의 관심사다. 이곳이 대구를 대표하는 상징적 입지일 뿐 아니라 대구 최고 상권인 동성로 상권을 대표하는 자리여서다. 현재 대기업 브랜드 백화점이 속속 진출, 대백의 위상이 떨어진 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동성로 상권도 급격히 침체한 상황. 시민들로선 이곳을 잘 개발하면 상권이 부활하리란 기대감이 적지 않다.

 

상징성만 따져 개발 방향을 잡을 수는 없는 일. 동성로 상권의 터줏대감 역할을 계승하면서 대구의 '랜드마크'될 건물이 들어서는 건 희망사항에 그칠 공산이 크다. 현실적으로는 백화점 등 대형 유통시설보다 고급 주거기능(레지던스,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호텔, 쇼핑몰 등 복합건축물이 들어설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미 대구 대규모 유통시설들이 폐점 후 주상복합으로 개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972년 개점한 동아백화점 본점은 운영 적자로 2020년 2월 폐점, 이랜드건설이 올 상반기 공급을 목표로 주상복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칠성점 자리엔 주상복합건물 공사가 진행 중이고, 홈플러스 대구점 부지도 지난해 말 영업 종료 후 주상복합으로 개발 방향을 정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규모 유통시설이 주상복합 위주의 주거복합시설로 변신하려는 것은 유통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전자상거래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어서다. 매수자 입장에선 이들 유통시설의 입지가 좋은 편이어서 주거복합시설로 개발할 경우 성공률이 높다는 점도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대백 본점이 둥지를 튼 부지는 대구의 중심상업지구. 건축물 용적률을 최대 1천300%까지 확보할 수 있어 49층까지 건립할 수 있다. 다만 주거용, 즉 아파트 경우 용적률 450%로 제한하는 규정을 적용받아 수익 창출이 쉽지 않다는 게 개발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지역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거 가능 공간을 일반적인 아파트 형태가 아니라 오피스텔, 레지던스, 호텔 등 업무용으로 분류되는 고급 주거 공간으로 개발한다면 수익 창출이 좀 더 용이할 것"이라고 했다.

 

 

◆동성로의 복합지구화 시동 걸리나

 

동성로 일대는 대구의 중심이라 불리지만 주거지역으로는 외면을 받아온 곳이다. 소위 먹고, 마시고, 노는 동네라는 인식이 많이 남아 있어서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인식과 생활 흐름이 변했다.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아 가면서 동성로 한폭판에 주거시설이 늘어나는 분위기를 반기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쇼핑 흐름이 전자상거래 위주로 바뀌는 마당이다. 도심 곳곳에 신규 상권이 발달해 있기도 하다. 쇼핑을 위해 꼭 동성로를 찾아야 한는 것도 옛말. 대규모 유통시설이 들어서야 동성로 상권이 부활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지역 한 경제계 인사는 "이제 동성로 일대 상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거시설을 확대해 고정 및 유동인구를 늘리면서 공실이 늘어가는 상업시설을 축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거시설을 늘린다 해도 저층부엔 결국 상가가 들어설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흐름이 상권 활성화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듯 최근 국채보상로 일대 공평네거리 ~ 중앙네거리 ~ 서성네거리 주변에는 주상복합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작년 공사가 완료된 곳만 해도 ▷동성로 스타비앤비 생활형 숙박시설(323실) ▷동성로 하우스디어반(502실) ▷다인 로얄팰리스 동성로 오피스텔(713실) 등이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건물도 여럿이다. ▷더샵 동성로센트리엘(392가구) ▷동성로 SK리더스뷰(335가구) ▷동성로 레몬시티 오피스텔(428실) ▷KEB 하나스테이 오피스텔(287실) ▷중앙로역 푸르지오센트럴(298가구, 오피스텔 70실) 등이 그곳이다.

 

여기다 ▷포스코건설 사일동 주상복합(올해 4월 분양 예정) ▷옛 동아백화점 본점 자리 주상복합(542가구,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과 함께 ▷대구시청부지 후적지 개발사업 ▷대백 본점 부지 등도 신규 공급 예정 단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역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수자 입장에선 토지 매입원가에 더해 건축비, 기업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일정 비율 이상을 안정적 수입원으로 확보하는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게 가장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년 내에 동성로 일대는 주거와 상업, 업무 기능이 공존하는 복합지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