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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시향 ‘마스터클래스’ 현장스케치] “지휘자는 소통하는 직업, 단원·관객과 호흡해야”

홍석원 지휘자 노하우 전수
전공자 참여, 일반인도 참관
모차르트 교향곡 직접 지휘 경험
4월 피아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5월 비올리스트 이승원 강연도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저 팔만 흔드는 동작은 지휘라고 할 수 없어요. 좋은 음악을 위해서는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단원들과 소통을 잘 해야합니다.”

광주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홍석원·이하 광주시향)의 ‘마스터클래스’가 열린 22일 오전 10시 광주시향 연습실. 홍석원(40) 예술감독이 예비 지휘자들에게 전한 조언이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베토벤의 곡이 수도 없이 연주됐고, 홍 예술감독의 조언 또한 이어졌다. 연습실은 긴장감과 함께 열정으로 가득찼고, 참가자들은 홍 지휘자의 강연을 동영상에 담으며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광주시향이 처음 시작한 ‘마스터클래스’는 차세대 예술가 발굴과 육성을 위한 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으로, 광주시향과 협연 무대를 선보이는 연주자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레슨을 해주는 시간이다.

지금까지 피아노, 바이올린, 클라리넷, 성악 등의 마스터클래스가 열렸지만 지휘자의 노하우를 배우며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마스터클래스에는 지난 1월 심사를 거쳐 선정된 8명의 참가자와 10명의 참관자가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이 지휘를 전공한 학생들이었고, 일반인도 포함됐다.

홍 예술감독은 “불과 10년 전, 나 또한 거장의 조언을 필요로 하는 지휘 꿈나무였는데 배우는 입장에서 가르치는 입장이 되다보니 더욱 긴장된다”며 “좋은 지휘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리가 안나는 피아노로 수백 번 수천 번 연습해봤자 도움이 안돼요. 특히 지휘는 혼자만 연습한다고 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 마스터클래스 20분이 짧지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광주시향이 연주하는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을 10~15분씩 지휘하면 홍 예술감독이 조언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처음 오케스트라 앞에 선 탓인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홍 예술감독의 지적에는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홍 예술감독은 기본적인 몸동작에서부터 지휘자의 역할과 자세에 이르기까지 각 참가자에게 부족해 보이는 부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몸동작이 눈에 띄게 많은 참가자에게는 직접 이런저런 자세를 취해 보이며 조언했고, 목소리가 작은 참가자에게는 용기를 주며 단원들과 같은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휘자는 단원들과 소통하는 직업이예요.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중요하죠. 음악의 방향을 분명하고 크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또 ‘좋은 음악’이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해야됩니다. 그래야만 오케스트라와 공통의 음악을 만들어 관객에게 전할 수 있어요.”

이날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한 장예은(21) 학생은 “서울대 지휘과에 입학예정이다. 입시가 끝나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이런 좋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도전했다”며 “항상 혼자 또는 선생님과 둘이 연습하다가 처음 오케스트라 앞에 서니까 너무 떨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첫 지휘를 광주시향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있다는 이현민(33)씨도 “평소 존경했던 홍석원 지휘자께 가르침을 받게 돼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에서 살았고 전남대에서 음악을 공부했어요. 당연히 광주시향에도 관심이 많았죠. 외국에서 공부하다가 잠시 고향에 머물던 중 SNS를 통해 마스터클래스가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됐고 바로 신청했어요. 큰 도움이 됐습니다.”

홍 예술감독은 시종일관 음악에 대한 ‘사랑’을 강조했다. 음악을 사랑하고 좋은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으면 테크닉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존재하는 이유는 관객이다”며 “항상 관객을 생각하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마스터클래스 강연에는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4월27일)와 비올리스트 이승원(5월30일)이 강사로 나선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로 현재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중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4월28일 열리는 ‘Magic’ 무대에 오르며, 노부스 콰르텟 전 멤버였던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교수 겸 지휘자 이승원은 6월3일 ‘Brahms’s’ 공연을 준비중이다.

참가자는 4~5월 중 모집하며 일반인도 누구나 참관 신청을 할 수 있다. 문의 062-524-5086.

/글·사진=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