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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뜨는 힐링 명소, 저수지 한바퀴] <8>대한민국의 선물, 청송 주산지

물속에 뿌리 감췄지만 몽환적 자태 반사되다
입구 도착하자마자 포토존 찰칵…100년 넘은 왕버들 가까이 관람
운 좋은 날엔 수달도 볼 수 있어…해외 언론도 ‘엄지척’

 

스마트폰 시대가 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사진 찍기가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수많은 사진 명소들이 있지만 누구나 찍으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곳이 있다.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가 바로 그곳. 상주-영덕 고속도로 청송나들목에 내린 뒤 청송읍 방향으로 들어오면 주왕산국립공원 또는 주산지 표지판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25~30분 정도 그 방향으로 차를 몰면 주산지를 만나 볼 수 있다.

 

◆입구 포토존, 안쪽 100년 왕버들 관람

 

주산지 입구에 도착하면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주차장에서 주산지까지는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이동하는 길가에는 지역민들이 나와 특산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청송사과뿐만 아니라 버섯, 산나물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저수지까지는 성인 걸음으로 20~30분 정도 산길을 올라가면 된다. 경사도가 급하지 않아 아이와 손을 잡고 걸어도 된다. 길을 둘러싸고 오래된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걷는 동안 풀 냄새와 벌레 우는 소리,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 등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저수지 입구에 도착하면 포토존이 있다. 저수지 전체를 배경으로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저수지는 한쪽으로 둘레길이 돼 있어서 저수지 절반을 둘러볼 수 있다. 저수지 안에는 수십 년생부터 100년이 넘은 왕버들이 살고 있는데 둘레길 두 곳에 관광객이 더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전문 사진가들이 주로 작품사진을 담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저수지 둘레길 끝부분에 넓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저수지에 사는 동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물속을 들여다보면 어른 팔뚝만 한 잉어와 붕어 등을 볼 수 있고 운이 좋은 날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도 만날 수 있다. 관람 공간에는 안전 담장이 있지만 저수지 수위가 높으므로 아이들을 동반한 어른들은 안전 관람을 유도해야 한다.

 

이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어떤 계절이든 찾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

 

주산지는 2003년 고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졌다. 영화 속에서는 사계절 변화가 아름다웠고 특히 저수지 위에 떠 있는 암자가 몽환적이면서도 신비스러웠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에서 노인역으로 나온 오영수는 이 영화에서 노승역을 맡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촬영 당시 이 영화가 마지막 영화라고 생각했고 주산지의 느낌이 아주 진하게 남아있다고 밝혔다.

 

오영수 역시 주산지 위에 떠 있던 암자가 영화 촬영 이후 사라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를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암자를 그대로 보존하길 원했지만 주산지가 주왕산국립공원에 속하기 때문에 공원법과 수질 오염의 문제로 철거됐다.

 

◆축조 300년 넘는 청송 농업용수의 젖줄

 

대한민국 명승 제105호인 주산지는 조선 경종 때인 1721년 완공된 농업용 인공 저수지다. 벌써 300년이 넘게 청송지역 농업용수를 책임지는 젖줄과도 같다.

 

그런데 축조 이후 두 차례 물을 뺀 적이 있다. 1983년 둑 확장공사 때와 2013년 노후화된 사통(수위 조절기와 관) 교체 공사를 진행할 때였다.

 

2013년 당시 저수지 물이 90% 이상 빠져나가면서 성인 남성 30명이 양팔을 벌려야 감쌀 수 있는 거대 왕버들 10여 그루의 뿌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100년 이상 되는 나무들이 오랜만에 햇빛을 보며 일광욕을 즐겼고 당시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당시 이곳에서 살던 잉어와 붕어 등 토종어류는 하류인 주산천으로 이동됐다가 물이 채워지고 자연스럽게 다시 주산지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까지 주산지의 주소는 부동면 이전리였다. 부동면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지방행정 개편에서 청송도호부의 동쪽에 위치해 임의로 지어진 명칭이다. 또 이전리(梨田里)는 배밭이 많은 동네라는 것인데 이 지역 농업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 이 때문에 청송군은 2019년부터 부동면을 주왕산면으로, 이전리를 주산지리로 개칭해 지금까지 쓰고 있다.

 

 

◆미국 AP통신 세계 최고의 여행지 '엄지척'

 

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미국 AP통신이 주산지를 소개해 화제가 됐다.

 

AP는 지난 2020년 11월 18일 세계 최고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여행 가이드 북에 경북의 여러 도시와 함께 주산지를 소개했다.

 

무엇보다 AP는 이 가이드 북에 실린 경북의 도시를 심층적으로 소개했고 '한국의 숨겨진 보석'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통 경북의 여행지는 안동과 경주 정도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이 기사에서는 청송과 영양, 성주, 군위 등 4개 도시가 소개됐다.

 

AP는 "아름답고 모험적인 자연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청송과 영양이 훌륭한 장소"라고 평했다.

 

이 기사에서 청송은 사계절 내내 여행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곳으로 최근 캠핑과 사이클링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고 평가됐다.

 

또한 주왕산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하이킹 명소라고 표현했고, 주산지는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통해 유명해진 곳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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