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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캔버스에 풀어낸 어린 시절 그때 감성

 

 

“범천동 산동네에 살던 어린 시절, 그때의 감성을 캔버스 위에 풀어냈어요.”

 

류시호 작가는 마흔 살에 그림을 배웠다. 작가는 부산MBC에 근무하는 현직 방송인이다. 어릴 때 가졌던 ‘그림 그리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8년 동안 그림을 배웠고, 2015년 자신의 작업실을 갖게 됐다. 류 작가는 다섯 번째 개인전 ‘상상(相想)-기다림의 시간들’을 내달 3일까지 부산 중구 신창동 BNK 부산은행 갤러리에서 가진다.

 

 

류시호 ‘상상-기다림의 시간들’

내달 3일까지 부산은행 갤러리

 

전시 제목 ‘相想’은 작가가 한자 ‘서로 상’과 ‘생각할 상’을 합해서 만들었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에서 자신의 고독감을 느끼게 되지만,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옛 삼화고무 맞은편 지금은 철거된 산동네에 살았는데, 당시에 대한 그리움을 짙은 블루의 골목 그림에 담아냈어요.”

 

류 작가는 자신이 푸른색에 대해 민감하다고 했다. ‘바다’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1년 동안 배를 탄 경험도 영향을 줬다. “블루는 우울의 의미도 있지만 희망의 의미도 같이 가지고 있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푸른색에 녹색을 더한 그림과 좀 더 다양한 색채를 담아낸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과거의 힘든 시간도 지나서 보면 아련하고 따뜻하게 느껴질 때가 있죠. 최근에는 그림을 밝게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류 작가의 그림에는 작은 아이와 교회가 종종 등장한다. 아이는 작가 자신을 상징한다. 전시 메인 작품에는 녹색과 푸른색의 골목길을 올라가는 아이의 뒷모습이 담겼다. “어머니가 열차 사고로 병원에 계실 때 아버지는 병원에 있고, 저 혼자 집에 돌아가는 것을 그렸어요.” 교회는 어린아이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느낀 마음의 안식을 표현한 것이다.

 

전시에서는 물감을 녹여 흘려서 자연스러운 흐름을 담아낸 작품이나 먼지와 같은 점으로 우주를 표현한 추상 작업도 소개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