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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왜 그랬는지 이유라도 알고 싶다"…개구리소년 31주기 추모식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전국 세 바퀴 반 돌았다"
국가 차원에서 진상규명회 설치해 꼭 밝혀주길

 

"누가 무엇 때문에 아이들에게 그랬는지 이유를 꼭 알아야겠습니다. 그래야 훗날 하늘에서 아이들을 마주할 때 죄책감이 덜 할 것 같습니다."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 이곳에서 열린 개구리소년 31주기 추모식에서 유족들은 이같이 말했다. 31년이란 시간이 흘러도 유족들의 심경은 비통하기만 하다.

 

개구리소년 사건은 지난 1991년 3월 26일 성서초등학교 학생 우철원(당시 13세), 조호연(12), 김영규(11), 박찬인(10), 김종식(9) 군 등 5명이 도롱뇽알을 주우러 간다며 와룡산을 올랐다가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의 수색이 이뤄졌지만 아이들을 끝내 찾지 못했고, 11년 6개월이 지난 2002년 9월 26일 유골로 발견됐다.

 

이날 추모식은 지난해 대구시가 설치한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 안전 기원비(추모비) 앞에서 진행됐다. 유족과 전국미아‧실종 가족 찾기, 지역의 각계각층 인사 등 30여 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철원 군의 아버지 우종우(74) 씨는 "아이들이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길래 꽃처럼 펴야 할 이들을 죽일 수가 있단 말인가"라며 "한순간에 아이가 사라져 가족 4명이 먹던 밥상엔 한 명이 비게 됐고, 그때부터 밥이 제대로 넘어간 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아이들의 행방을 찾고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호연 군의 아버지 조남환(76) 씨는 "아이들이 사라지자 생업을 둔 채 트럭에 전단지를 싣고 울릉도를 제외하고 전국 세 바퀴 반을 돌았다"며 "끝까지 찾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범인의 양심고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영애 대구시의원은 "억울한 아이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범인은 양심고백 할 필요가 있다. 유족들이 이렇게 살아있는데 지역의 미제 사건으로 남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며 "범인이 꼭 사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별다른 단서도 없이 현재까지 흐른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우 씨는 "개구리소년 사건은 부실수사와 의혹이 너무나도 많다"며 "더 늦기 전에 정부나 국회에서 '개구리소년사건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해 진실을 밝혀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개구리소년 사건은 2006년 3월 25일 공소시효 만료로 장기 미제로 남게 됐다. 지난 2019년 9월 화성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밝혀지면서 민갑룡 전 경찰청장이 재수사 의지를 드러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경찰청 관계자는 "제보가 올 때마다 수사하면서 모두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유의미한 증거는 없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선을 다해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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