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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은 못한다는 '차별'

대한민국 왼손잡이의 비애

 

 

왼손잡이인 박영수(33·가명)씨는 지난 2017년 한국전력공사 전기·전자분야 기술직 채용에 지원했다. 박씨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공사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도 있어 나름 합격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응시자격의 한가지 조건이 박씨를 짓눌렀다. 한국전력이 전기·전자분야 응시자격을 '오른손 사용자'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면접일 하루만 오른손잡이가 되려 노력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것부터 수험표를 받는 것까지 모두 익숙지 않은 오른손을 사용했다.

심지어 '왼손잡이'인 것이 티가 날까 면접장 문조차 오른손으로 열었다. 실기과정에서 오른손잡이에 유리한 평가가 있었지만 무난하게 해냈다. 그럼에도 차별에 대한 설움을 지우기 어려웠다.

한전 2019년까지 '왼손' 응시 제한
합격자 박씨, 면접·회사생활 고충


며칠 후 박씨는 고대하던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면접일에 겪었던 서러움도 '합격'이라는 두 글자로 모두 잊었다. 그러나 몇 달 후 A본부에 배치돼 첫 근무에 나선 박씨에겐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료들과 식사를 할 때 왼손으로 먹으면 "너 왼손잡이야?"라는 질문이 날아들곤 했다.  


박씨는 "처음 같이 밥을 먹는 동료들에겐 '원래 왼손잡이냐'는 질문을 항상 들었다. 윗사람들과 식사를 할 땐 특히 눈치가 보였다"면서도 "왼손잡이인데 오른손 사용을 연습해 합격했다고 답했다. 굳이 왼손잡이임을 숨기지 않았다. 왼손잡이를 배제하는 것은 한국전력이 극복해야 하는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윗사람과 식사땐 특히 눈치 보여"
공공기관마저 최근까지 편견 잔존


한국전력은 2019년 상반기까지 전기를 다루는 직군에 한해 응시자격에 '오른손 사용자로 색맹이 아닌자'라는 제한 요건을 뒀었다. 이런 규정은 불과 3년 전인 2019년 하반기에서야 삭제됐다.

과거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강제 교정시키는 교육이 이뤄지곤 했지만 올해 취업준비생들이 입사하고 싶은 공공기관 1위로 꼽힌(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 '2022년 취업준비생 2천264명 대상' 조사 결과) 대한민국 대표 공공기관 중 한 곳인 한전에서도 비교적 최근까지 차별이 존재했던 것이다.

왼손잡이이지만 어색하게 오른손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박영수'씨가 한전 내 다수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전력은 "전기를 다루는 일이 안전과 직결되고, 모든 매뉴얼이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표준화돼 있어 채용과정에서도 그런 부분을 감안했었다"며 "지금은 지원 요건이 바뀌었고 왼손잡이에 대한 차별은 전혀 없다. 혹시 기술직군에 대해 왼손잡이를 차별하는 문화가 있는지도 확인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일상 많은 것들 오른손잡이 편의 맞춰져 '불편')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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