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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기름값 10년 만에 최고치 경신… 유류세 인하 효과 소멸

도내 휘발윳값 평균ℓ당 2057.13원
유류세 30% 인하 확대 조치에도
국제유가 120달러 넘어 효과 상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계속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름값 급등세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지난달 1일부터 시행 중인 ‘유류세 30% 한시 인하’ 조치 역시 추가 대책이 마땅치 않아 정책효과가 사실상 소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시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이하 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40분 현재 2068.07원(이하 ℓ당)으로 전일보다 3.48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이 기존 최고가(2012년 4월 18일 2062.55원)를 넘어선 것은 10년 2개월 만이다.

 

경남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같은 시각 2057.13원을 기록 중이다. 경남의 역대 최고가(2012년 4월24일 2048.12원)도 역시 10년 2개월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이날 전국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3.87원 오른 ℓ당 2067.40원을 나타냈다. 국내 경유 가격은 이미 지난달 12일 1953.29원을 기록하며 기존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947.74원)를 경신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2000.93원으로 사상 처음 2000원 선을 넘은 데 이어 매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도내 경유 가격은 이날 전일 보다 3.85원 오른 2057.13원으로 집계됐다. 도내 경유가격은 지난 2일(2002.44원) 역대 처음으로 2000원을 돌파한 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급등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원유 재고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 완화와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6~8월) 도래로 수요가 늘고 있어 당분간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가 기름값 고공행진에 대응해 지난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 적용 중이지만 국제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서면서부터 그 기능을 다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정부가 추가로 쓸 수 있는 정책 카드가 사실상 소진됐다는 데 있다.

 

만일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하는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한다면 유류세 실질 인하 폭을 37%까지 늘릴 수는 있다. 유류세 중 교통세는 현재 법정세율보다 소폭 높은 탄력세율(ℓ당 529원)을 적용하고 있는데, 탄력세율 대신 법정 기본세율(L당 475원)을 적용하고 이를 기준으로 30% 인하 조치를 시행하면 ℓ당 유류세는 516원까지 내려간다.

 

유류세 30% 인하 시와 비교해 L당 57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더라도 유류 가격을 이전 수준으로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했던 유가환급금 지급이 대책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는 데다 재원도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정부로서는 기름값이 추가로 오르더라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변수가 해결되고 국제유가가 내려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