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고개 일대에 최고급 빌라 신축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달맞이고개는 부산의 전통적인 빌라촌이지만 상당수 빌라가 건립된 지 오래돼 고급 주거지로서의 상징적 이미지는 예전 같지 않다. 그러나 최근 신축이 추진되는 빌라는 분양가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최고급 수준의 주택이어서 눈길이 쏠린다.

13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고개 1502-1 일대 1287㎡ 넓이 부지에 최근 모두 12세대짜리 빌라 한 동의 건축허가가 났다.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로 이르면 이달 말 착공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등에 최고급 빌라를 건설한 A사가 이곳에서 사업을 벌인다. 이 빌라 분양가는 세대당 최소 40억 원대이며, 최고층 펜트하우스는 50억 원대로 책정돼 부산에선 최고가 빌라다. 이곳에선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주변에는 고급 음식점, 갤러리 등이 있다. A업체는 가구당 층고를 최대한 높여 개방감을 주고 최고급 인테리어 마감재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준공은 2024년으로 예정됐다.

공사 중인 빌라 인근에 또 허가

각각 12세대 부산 최고가 빌라

유명 음식점 부지에도 신축 추진

고분양가 전략 통할지는 미지수

A사 빌라 신축 예정 부지 인근의 또 다른 부지에는 12세대 규모 고급 빌라가 신축되고 있다. 올 2월 착공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최고급 빌라 브랜드를 가진 B사가 시공을 맡아 내년 말 준공 예정이다. 분양가는 세대당 40억~50억 원대로 알려졌다.

한때 해운대구 대표적인 경양식집이었던 달맞이언덕 옛 유명 음식점 부지에도 최고급 빌라 건립이 추진된다. 빌라 건립 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는 지금은 폐업한 이 음식점 부지를 최근 확보한 데 이어 인근 부지 매입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달맞이고개에는 2019년 총 8세대의 고급 빌라가 들어서기도 했다. 현재 10억 원 후반대로 거래되고 있다.

달맞이고개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다. 지구단위계획상 건물 높이가 6층 이하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바다 조망이 가능한 곳이 많고, 해운대 상권과 인접성, 조용한 분위기 등으로 인해 인기 거주지로 꼽힌다.

영산대 부동산학과 서성수 교수는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분양가로 소수 세대만 분양하는 것은 일종의 마케팅 기법이다”면서 “서울에서도 해운대구 지역에 별장을 가지려는 수요가 많은데, 달맞이고개 일대는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해운대 상권 등을 누릴 수 있어 고급 주거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40억 원이 넘는 고분양가 전략이 지역 부동산시장에서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론도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에서 최고급 빌라가 들어설 곳은 달맞이고개가 유일하다 볼 수 있지만 부산사람들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곤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