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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 부동산 거래절벽 … 아파트 매물 쌓인다

광주 아파트값 7월부터 하락
매매물건 1년 새 500% 급증
올해 입주 예정 1만4000세대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
기존 집 처분 못해 밤잠 설쳐

 

 

주택시장 침체 등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승세를 이어오던 광주지역 집값이 연일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에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매물이 쌓이면서 아파트 가격 하락 폭도 커지는 추세다.

매물은 쌓여가고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부동산 거래절벽’ 사태가 이어지면서 일부 새 아파트 입주자들은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해 잔금일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기존 집을 매도하지 못하고 대출이 막히면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사태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주택경기 침체가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8일 기준) 광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다.

지난 달 11일과 18일, 25일 등 3주 연속 각각 -0.01% 하락을 기록했던 광주의 아파트 가격은 이달 첫 주(1일) -0.02% 떨어진 것에 이어 둘째 주에도 -0.02% 하락했다. 올 6월까지만 해도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집값 상승세를 유지해왔던 광주는 7월부터 하락 전환한 이후 하락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앞서 광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4.48% 상승했고, 올해도 지난 7월 4일까지 무려 106주 연속 오르는 등 연일 상승세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부담감이 더해지면서 대출금리 압박을 느낀 수요자들이 매입에 선뜻 나서지 못해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실제 최근 입주를 시작한 광주시 광산구의 한 아파트의 경우 올해 초까지 84㎡ 기준 매매가격은 5억원 선이었지만, 이달에는 7000만원이나 하락한 4억25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분양가 3억5000만원 상당으로 이른바 ‘피’라고 불리는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까지 붙으며 한때 매매가가 5억원을 웃돌았지만 프리미엄이 반 토막 난 것이다.

특히 광주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1만4000여 세대로 적정수요인 7000여 세대를 넘어섰다. 올 하반기에만 약 8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는 등 입주 물량이 증가한 데다, 금리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게 지역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파트가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금리 상승 여파로 정작 거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지역 아파트 매매 물건은 1만1759건으로 1년 전(1964건)보다 무려 498.7%나 급증했다. 전세 매물도 같은 기간 644건에서 4166건으로 546.8%나 뛰었다.

이례적인 거래절벽 사태에 기존 집을 팔고 새집으로 이사를 가려던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광주시 북구 우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들의 전세 매물이 크게 늘었다.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해 잔금을 치를 수 없을 것으로 보이자 새 아파트 전세를 내놓고 일부는 가격을 낮춰 급매도 내놓고 있다”며 “매매·전세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대출이 막혀 잔금을 치를 수 없게 되면 분양을 받고도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경기가 침체기를 맞자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인구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부족한 광주지역 특성상 주택 수요가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 가치가 급락하면 가계소비가 위축되고 아파트 투매 현상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광주의 집값 하락 현상이 지역경제로 미치는 파급효과는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병철 광주은행 WM사업부 팀장은 “금리상승 여파와 지역적 요인인 입주량 증가가 동시에 작용해 단기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최근 1~2년 새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경기가 하락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등락이 있어도 바로 지역경제에 영향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광주는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변동성이 적고 30~40년 된 노후 아파트가 5년 이하 새 아파트 숫자를 역전해 인구가 줄어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탄탄한 수요와 공급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이슈가 생기면 오히려 타지역에 비해 반등 전환이 더 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