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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王이 나올 형세....빼어난 절경 자랑

139 대왕산(서귀포시 성산읍)

 

제주시 구좌읍의 용눈이오름과 손자오름 사이 중산간동로(1136번)를 따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로 향하다보면 수산 마을에 도착하기 전 왼쪽으로 오름 하나가 자리해 있다.
표고 157.6m, 비고 83m, 북서쪽으로 향한 말굽형 오름인 대왕산(大王山).
옛날 어느 지관(地官)이 이 오름 주변으로 왕(王)자 형국이 있는데, 그 줄기가 이 오름에서 뻗어 나왔다고 해서, 또 오름의 형세가 왕(王)자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왕뫼라고 불리게 됐다. 이 오름의 북동쪽에 있는 작은 산체 견줘 이 오름을 큰왕뫼 혹은 대왕산으로 불리게 됐다.
또한 오름의 모양세가 양(羊)이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와양악(臥羊岳)이라고도 한다.
비고 83m가 말해주 듯 오름 자체가 그리 높지 않아 어렵지 않게 정상에 닿을 수 있다.
게다가 정상으로 향하는 탐방로가 직선 코스가 아닌 지그재그 형태로 조성돼 있어 큰 부담없이 산책하듯 오를 수 있다.
곳곳에 로프와 나무 계단이 조성돼 있다. 천천히 걷다보니 정상. 정상에서 맨 처음 탐방객을 받기는 것은 주변의 산불을 감시하는 경방초소.
비고 83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체이지만 정상에 경방초소가 설치됐다는 것은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여건이 좋다는 뜻.
고려 말엽에는 몽고의 다루가치(원나라에서 각 지역의 행정 업무를 전반적으로 관할하도록 중앙에서 파견한 관리로 내정간섭으로 파견 국가는 물론 지역민들과 큰 마찰을 빚었다)가 탐라총관부를 두고, 말을 키우는 수산지역을 이 오름에 올라 감시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대왕산 주변에는 소왕산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오름이나 시선을 방해할 고지대도 없다. 드넓은 들판에 우뚝 솟아 있어 정상에서면 사방으로 시선이 거침없이 내달린다.
저 멀리 일출봉을 비롯해 구좌읍의 지미봉, 우도, 오조리의 식산봉 등 제주 동부해안의 아름다운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돌리니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의 수려한 능선도 일품이다. 한라산에서 성산일출봉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오름군락이 일품이다.
북서쪽으로 터진 말굽형 오름이지만 경방초소를 중심으로 오름 정상 능선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수북이 쌓인 솔잎 위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의 감촉이 참 좋다.
이 오름에 왕(王)의 형국이 서려있다는 명당(明堂)이라는 말처럼 오름 주변에 묘지가 가득하다.
수산리공동묘지를 비롯해 크고 작은 규모의 개인 및 문중묘지 등이 즐비하다.
조상을 좋은 곳으로 모셔 조상의 음덕(陰德)으로 후손들의 발복(發福)을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 느껴진다.
조문욱 기자 mwcho@j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