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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시, 노면전차 ‘트램’ 추진 … 실현 가능할까

1단계 농성역~터미널~챔스필드…사업비 720억·2026년 개통 예정
“지하철 소외지역 연결 ” “혼잡도로 2~4차선 점유 효과있나” 엇갈려
트램 건설비 치솟아 대구 건설계획 철회하고 부산과 대전도 고민 중

 

 

민선 8기 광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친환경 신교통 수단 ‘트램(Tram·레일 위 노면전차)’ 도입을 놓고 지역 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광주시는 시민의 교통편의를 위해 도시철도 소외지역을 중심으로 무공해·친환경 교통수단인 수소트램을 연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선 가뜩이나 비좁은 혼잡도로 구간에 2~4차로를 점유하는 트램 설치가 적절하느냐는 반응이다.

24일 광주시와 새로운 광주시대 준비위원회(민선 8기 인수위) 보고서 등에 따르면 트램은 강기정 광주시장이 후보시절부터 의지를 밝혀온 사업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이번 민선 8기 첫 조직개편에서 군공항교통국 광역교통과 내에 ‘철도 트램정책팀’을 신설하고, 트램 사업관련 용역비 1억원을 올해 추경예산에 반영해 사업을 공식화하는 등 강한 추진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의회는 24일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트램 사업과 관련, 시민 공감대 형성과 경제성 문제 등을 이유로 들어 용역비 관련 예산안 심의를 다음날로 연기했다.
 

 

시는 최근 국민의힘과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트램건설 국비지원을 건의했으나 거부당하자, 시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 시장도 최근 취임 후 기자단과 첫 간담회에서 “(국민의힘측에 제안한) 트램노선은 광주 도심 내 주요거점을 연결하는 것으로, 사업 예산은 최대 1000억원 정도”라며 “시 자체 예산으로라도 추진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이 이처럼 트램 건설에 의욕적인 것은 트램이 지닌 여러 장점 때문이다. 트램은 우선 도시철도의 장점인 친환경성과 버스의 장점인 접근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또 일부 교통전문가들은 트램이 도시공간구조 측면에서 자동차가 점유한 도시 공간을 제한하도록 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잇점이 있다. 기존 도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비는 물론 운영비도 도시철도·경전철 대비 30~50% 수준에 불과한 탓이다. 여기에 유럽 등의 사례처럼 도심을 누비는 트램은 관광자원 효과도 있으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들의 대중교통 편의제공에도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기대효과를 기반으로 민선 8기 인수위가 광주시에 제안한 트램 사업은 크게 1, 2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도시철도 1호선 농성역~신세계백화점 및 종합버스터미널~전방·일신방직~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 등 2.6㎞ 노선이다. 총 사업비는 720억원 정도이며, 운행시간은 25㎞/h 기준 6분이다.

시는 1단계 사업의 경우 궤도운송법을 활용해 자체 사업으로 진행하면 2026년 개통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는 일단 ‘도시철도망구축계획 수립 용역’ 내에 트램건설에 따른 타당성 등을 추가하기로 하고, 민선 8기 첫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용역비 1억원을 반영한 상태다. 궤도운송법에 따르면 사업허가는 기초단체장이 하는 대신 전액 시예산을 투입하면 되지만, 국비 60%를 지원받기 위해선 국토교통부장관이 사업허가를 지닌 도시철도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2단계는 2031년 개통을 목표로 광주역~신안동~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동림~극락강역~월곡~우산~송정역 등 14㎞구간을 잇는 구상이다. 운행시간은 28분 정도 예상된다. 2단계는 7000억원대의 사업비가 예상되며, 국비반영 사업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 관계자는 “인수위 제안 내용 등을 바탕으로 트램 건설 관련 장단점과 재정분석 등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트램 개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광주대표 혼잡도로로 꼽히는 1단계 사업구간의 적정성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광천사거리와 농성광장은 하루 교통량이 각각 12만, 14만대에 이를 정도로, 대표적인 혼잡도로이다. 임동오거리도 2021년 기준 하루평균 교통량이 11.76%(광주 주요 50개 교차로 중 교통량 증감률 3위)나 증가할 정도로 차량통행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트램이 최소 2~4차로를 점유한다는 점에서, 단선(1개 레일로 왕복)을 도입한다 해도 광천사거리 등의 교통대란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트램 건설비가 과거에 비해 급증하고 있는 점도 해결과제다. 대구시는 민선 8기 들어 비용 상승 때문에 기존 트램 계획 대신 모노레일로 바꿨고, 부산시도 트램 설계과정에서 사업비가 예상보다 배 이상 추가되자 고민에 들어갔다. 대전시도 2020년 7400억 원으로 예상됐던 사업비가 최근 1조 4000억원을 넘으면서 사업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램 건설비는 2020년 기준 ㎞당 300억원대에서 현재 500억원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듯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트램은 비경제적이다. 서울은 50년 전에 폐지했는데, 다시 부활시킨다는 것은 시간을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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