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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허울좋은 ‘문화수도’ 광주

미술관·문예회관·문학관 등 문화 인프라 전국 최저 수준
공연도 타지역에 비해 저조…전업 예술인 연 소득 1430만원
1인 최저생계비보다 크게 낮아…예술 정책 개선·환경 조성 시급

 

 

예향이자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인 광주의 문화 인프라가 전국 최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서관과 미술관, 문예회관, 문학관 등의 문화시설이 타 광역시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광주에서 활동하는 전업 예술인의 연 평균 소득은 1430만원으로, 1인 최저생계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사실 지역의 문화 소외현상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지적돼왔지만 여전히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에 문화 인프라가 치중된 탓에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은 기대만큼 향상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지역간 삶의 질 격차, 문화·보건·교육’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는 도서관과 미술관 등 문화시설 인프라를 포함해 공연 횟수 등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광주는 문화 시설이 전국 평균에도 턱 없이 모자랐다. 광주의 국·공립도서관을 비롯해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기반 시설 수는 모두 66개였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문화기반시설이라 할 수 있는 국·공립 도서관은 24곳에 불과해 전국 평균 69곳에 비해 35% 수준이었다. 박물관도 12곳으로 전국 평균 53곳의 23%에 그쳤다.

이 밖의 문화시설도 전국과 비교해 광주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미술관은 14개, 문화예술회관 7개, 지방문화원은 5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전국 평균은 각가 18개, 15개, 14개에 달해 광주는 전국 평균의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사실은 2014년부터 2021년 시도별 문화기반 시설 수 추이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광주는 50개에서 66개로 16%인 11개가 증가한데 그쳤다. 같은 기간 부산은 35개(78→113), 대구 20개(64→84), 인천은 28개(82→110)개나 늘었다.

광주는 공연 또한 타 지역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연 건수가 연간 247회로 울산(142회)에 이어 광역시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났다.

문화시설 인프라 가운데 가장 심각한 분야는 문학 부분이다. 전국에 약 140여 개의 문학관이 있지만 아직까지 광주에는 단 한 개의 문학관도 없다. 광역시 가운데 문학관이 없는 도시는 광주가 유일하다. 전통적으로 광주는 문향(文鄕)이라 불리지만, 150여 만 도시에 문학관이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문화 인프라가 부실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다행히 2018년 12월 문학관건립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토대로 지난해 각화동 시화문화마을에 문학관이 착공됐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으로 빠르면 내년 12월께 개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광주의 첫 문학관인 ‘광주문학관 콘텐츠를 어떻게 채울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문화시설 등 인프라 측면과 별개로 예술인 실태 부분에서도 광주는 예술 환경이 극도로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광주문화재단이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예술 소득은 451만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확산 기간이라는 사실을 감안해도 이전의 766만원에 비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예술소득을 포함한 연평균 개인소득 또한 1430만원으로 이전 1894만원에서 약 500만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전업예술인은 전체 예술인 중 61.4%로 집계됐는데, 그나마 이 가운데 66%는 비정규직 또는 무직 상태였다. 경력 단절 경험은 절반 이상인 52.3%에 달했으며 대부분 주된 이유가 ‘생계’로 조사될 만큼 예술 환경이 열악했다.

전업예술인의 근로형태는 약 3분의 1인 28.6%가 기간제, 계약직, 임시직, 촉탁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다. 고용원이 없는 예술단체, 예술사업체 대표가 23.7%를 차지했으며 고용형태가 없거나 무직도 13%, 파트타임과 시간제도 13.4%에 달했다.

이처럼 지역 예술인들은 전반적으로 예술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가 명실상부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문화시설 등 인프라 확충 외에도 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예술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에서 활동중인 한 미술인은 “지역 예술 소비력이 낮아 판로가 부족한 탓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이 많다”며 “지원사업을 비롯한 예술정책의 전반적인 개선과 세밀한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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