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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MZ세대’ 공무원이라도 농어촌은 쫌…

진도군 9급 채용공고 냈지만 정원 확충 못해…고흥·완도·해남도
워라밸 중시 젊은세대 기피…생활여건·폐쇄적 문화 등 개선 시급

 

#.진도군은 최근 군 자체적으로 9급 공무원 채용 공고를 냈다. 진도군 내 토목시설직 공무원(정원 49명) 수가 13명이나 부족해 현안 업무 추진이 어려운 데 따른 조치로, 올해 초 전남도를 통한 지방공무원 공개 채용에서도 인원을 확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오는 11월 18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미 전남도를 통해 채용 공고를 냈다가 정원을 확보하지 못한 전례가 있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공직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전남지역 일부 시·군들이 달라진 인재 채용 시장 변화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뜩이나 젊은층 유출과 고령화로 지역이 늙어가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이 전남에서만 16곳에 이르는 상황에서 젊은 공무원 채용조차 힘들어지는 구조가 발생하다 보니 공허한 균형발전 정책 대신, 지방을 살리기 위한 주거·생활환경 개선, 공공기관 이전 등 실질적 정책 마련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희수 진도군수는 지난 7월 전남도청에서 열린 ‘도-시·군 상생협력간담회’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공무원이 부족해 군정 업무 추진이 힘들다. 제발 충원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진도 공무원 정원은 888명으로 결원이 95명(결원율 10.6%)이나 되지만 충원이 어려워 업무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휴직(35명)과 파견(공로연수 포함 15명)명을 제외한 나머지 45명의 결원은 채용공고를 통해서도 뽑지 못했거나, 뽑았지만 얼마 안가 공직을 떠나 발생한 것이라고 진도군은 설명했다.

 

진도군은 올해 3월부터 전남도에 지방공무원 103명을 뽑아달라며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올해 6월까지 이뤄진 채용 시험에서 뽑은 진도군 신규 공무원은 53명에 불과했다. 올해 치러진 9급 공무원 임용 시험에서도 75명을 뽑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정작 59명에 그쳤다. 진도군은 지역제한 규정을 적용, 22개 시·군 가운데 요청한 채용 인원 대비 합격자가 가장 적었다. 진도는 지난 2020년에도 9급 54명을 뽑으려고 했지만 4.2대 1의 경쟁률에도 합격자로 채용한 인원은 37명 뿐이었고 지난해도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진도군 뿐 아니라 도심에서 멀고 교통 여건이 불편한 다른 인구소멸지역 시·군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흥군도 올해 9급 공무원 59명을 뽑으려고 했지만 합격자는 47명에 그쳤고, 해남군도 올해 94명을 뽑으려다가 84명만 합격시켰다. 완도군도 지난해 55명을 뽑겠다며 전남도에 채용을 의뢰했지만 5.4대 1의 경쟁률에도 불구, 42명만 채용하는 데 그쳤다.

진도군측은 “도심과 수도권에서 멀다 보니 기피 지역으로 꼽혀 응시율이 다른 지역에 견줘 낮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공직사회 진출 영향으로 기피 현상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도심에서 떨어진 시·군의 노인 인구는 날로 늘어가고 젊은층 인구는 줄어들면서 지역소멸 속도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진도군 관계자는 “개인 삶에 대한 존중, 자율성을 지향하는 젊은 세대의 변화 요구에 맞춰 폐쇄적 조직 문화에 대한 개선과 박봉 등 처우 개선뿐 아니라 지역에서 근무하는 걸 기피하지 않도록 주거·생활 환경 향상에 관심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