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인 신영은 작가의 '마주보는 집' 이 지난 21~23일 호평 속에 춘천 봄내극장 무대에 올랐다. 창간 77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사와 (사)춘천연극제가 32년 만에 ‘강원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을 부활, 지역 연극인들과 힘을 모은 결과물이다.
■아주 사소한 응원이 삶을 살아낼 힘이 되기도=작품은 삶의 여유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받았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 밖 세상이 두려워 틀어박혀 지내는 '남자'(김면수)와 취업을 간절히 원하는 '여자'(전시연)가 등장했다. 여자의 집 풍경소리를 들어오던 남자는 수 차례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여자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자 여자가 '청년고독사'의 대상이 아닌지 걱정한다. 그는 4년여만에 내 집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고, 여자에게 '희망'을 의미한 풍경을 돌려준다. 여자는 풍경, 혹은 또 다른 이유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보면서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얻는다.
연극은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응원이 누군가의 삶을 달라지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무대 세트와 멀티남 캐릭터 등을 활용, 관객들을 웃음짓게 하면서도 사회 구석구석 드러나지 않는 이들의 아픔을 생각하게 해 공감을 자아냈다. 등장인물들의 반복적인 일상을 보여주는 몸동작, 장면을 전환할 때 나오는 음악들도 긴장감 있게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관객들은 공연 후 우리의 따뜻한 관심과 시선이 필요한 곳이 얼마나 많을지, 눅눅하게 젖은 삶을 손잡아주고 문을 열게 도와줘야 할 이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했다며 큰 박수를 보냈다.
특히 이번 연극은 극단 무소의 뿔을 이끌고 있는 춘천 출신 정은경 연출가와 배우 김면수, 전시연, 이익훈, 안민정 등 지역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함께 공연을 만들어 의미를 더했다.
■문화예술의 경계를 넘어 소통=지난 21일 첫 공연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 신경호 도교육감, 육동한 춘천시장, 김진호 춘천시의장,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 허인구 G1방송 사장, 정재웅 도의회 사회문화위원장 등도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에 앞서 봄내극장 로비에는 간소한 다과회가 준비돼 각계 인사들이 문화예술의 경계를 넘어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최지순 원로연극인과 이재한 도예총 회장, 최연호 춘천문화재단 이사장, 심상만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 김금분 김유정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정훈 춘천연극협회장, 이영춘·김도연·이홍섭·이화주·김혁수 강원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 등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이주한 춘천교대 총장, 허대영 춘천YMCA 이사장, 한경숙 강원여성100인회 이사장, 홍기종 강원도사회복지협의회장, 구춘서 신한은행 강원본부장, 손영득 한국고용정보 대표, 고창영 한국여성수련원장, 김숙영 도여성가족연구원장, 이방웅 도장애인재활협회장, 안계선 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장, 최찬희 강원미래여성포럼 회장, 이윤자 강원여성100인회 춘천지회장, 한중일 춘천연극제 조직위원장, 춘천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이희자 위원장, 정재예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은 "강원일보 신춘문예는 75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희곡 부문까지 부활, 공연을 올리게 돼 뜻깊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강원도 문화예술이 더욱 번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태 도지사는 "문화예술 관련 예산을 늘리고 많은 도민들에게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고 신경호 도교육감은 "강원도의 아이들도 문화예술을 사랑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우고 도내 많은 문화예술단체들과도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축하했다.
같은 날 (사)춘천연극제도 춘천 카페 올훼의땅에서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공연 축하연을 갖고 참석자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신영은 작가와 정은경 연출에게는 꽃다발을, 지역 연극발전에 도움을 준 윤지영 춘천연극제 이사, 민민홍 춘천연극제 감사, 손영득 한국고용정보 대표에게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해규 춘천연극제 이사장은 “지역예술인들이 지역 축제와 협업해 작품을 만들고 또 많은 분들이 함께 응원하는 자리는 흔치 않다.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을 위해서 더 애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