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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명품' 샤인머스켓, 공급 폭증에 가격 반토막…농가들 "어쩌나"

고당도와 아삭한 식감, '프리미엄' 인기에 작년 경북 농사면적 6%가량 늘어
지역 내 도매가는 25~28%↓, 소매가는 40%↓…"생산량 줄이고 품질 높여야, 타 품종 전환도"

 

"샤인머스켓 인기가 워낙 높고 매출도 잘 나온다고 해서 2년 전 나무를 대거 바꿔 심었는데 올들어 2㎏ 한상자 값이 1만원대로 반토막나니 죽을 맛입니다. 시설비는 갈수록 느는데 매출은 되려 줄어 사업 포기도 고려하고 있습니다."(경북 김천시 A과수원 농부)

 

'명품 포도'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끌던 샤인머스켓 포도 가격이 1년새 반토막났다. 고수익을 꾀하려는 농가가 대거 재배에 뛰어들면서 생산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매천시장) 사인머스켓(2㎏) 가격은 상등품이 1만8천원, 중등품이 1만5천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상등품 2만5천원, 중등품 2만원) 대비 각각 28%, 25% 떨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대구지역 소매가격도 2만5천800원에서 1만5천500원으로 40%나 하락했다.

 

경북도와 경북농협에 따르면 이런 값 하락은 최근 수년 새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 탓이다. 지난 2020년 샤인머스켓이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과육으로 소비자 인기를 끌자 전국 포도농가에서 너도나도 품종 전환에 나섰던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사인머스켓 생산량은 전년 대비 48.9% 증가했다.

 

지난해 경북의 포도 품종별 재배 현황을 면적별로 봐도 각각 전년보다 ▷샤인머스켓 5.6%(3천157→3천335㏊)▷캠벨 4.9%(1천682→1천765㏊) ▷거봉 0.8%(1천50→1천58㏊) 증가하는 등 샤인머스켓 비중이 유독 크게 늘었다.

 

올해 재배 면적 증가폭은 더욱 클 전망이다. 지역 내 포도 주생산지인 김천과 상주, 영천, 경산의 올해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경북도는 추산했다.

 

 

샤인머스켓 농가들이 추석명절 선물시장을 노려 앞다퉈 저품질 상품을 조기 출하한 것도 소비자 외면과 가격 하락을 부른 것으로 지적된다.

 

한국포도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올해 시장에 대거 풀린 미숙과를 맛보고는 샤인머스켓을 예년만큼 찾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착과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품질 향상이 중요한데 농가에선 수익성 극대화를 목표로 생산량만 늘린 경향이 있다"고 했다.

 

농가의 고품질 샤인머스켓 생산을 위한 자정작용과 함께 당국 차원의 물량 조절 유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농협 관계자는 "국내 샤인머스켓 재배가 활성화한 이후 매년 생산량이 급증한 것에 비출 때 가격 폭락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당국이 가격 폭락 가능성을 적극 경고하는 한편 포화 물량을 수출할 수 있게 돕는 등 가격지지책이 일찌감치 나왔어야 한다"고 했다.

 

경북도는 고급 품종 다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앞서 도는 샤인머스켓과 식감·당도가 비슷한 국산 적포도 '루비스위트'와 녹황색 포도 '골드스위트'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가격 폭락 영향에 최근 농가 자발적으로 생산량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면서 "샤인머스켓에 대한 품종전환을 가급적 자제시키면서 타 고급 품종에도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