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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문헌만 있던 '강화 묘지사지', 고려 강도시기 건물터 드러나

 

 문헌으로만 남았던 인천 강화도 고려 강도(江都·고려 전시수도) 시기 사찰 유적이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발굴 조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발견된 사례가 드문 고려 후기 전면 온돌방 구조가 확인돼 학술 가치도 크다는 평가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강화도 마니산 동쪽 초피봉 일원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해 고려 강도 시기 사찰 유적인 '강화 묘지사(妙智寺)지' 대형 온돌 건물터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강도 시기는 고려가 몽골 침략에 맞서 개경에서 강화도로 천도해 전시수도로 삼은 1232년(고종 19년)부터 1270년(원종 11년)까지를 일컫는다. 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묘지사는 1264년 고려 원종이 마니산 참성단에서 제사를 지내기 전 머물던 사찰이다.

마니산 동쪽 초피봉 부근에 있다고 문헌상으로만 그 존재가 확인되다 이번 조사를 통해 비로소 실제 유적이 발굴됐다. 묘지사 터는 산 빗면에 축대를 쌓아 조성한 2개의 평탄지로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상단 평탄지 조사에서 온돌 건물터가 발굴됐다.

국립강화문화재硏 '온돌' 발굴
드문 구조 확인 학술적 가치 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건물터는 동서로 너비 16.5m, 남북거리 6.3m 규모다.

온돌은 건물 동쪽 일부를 제외한 방 전체에 설치돼 있는데, 방 양쪽에 온돌이 각각 분리 설치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각 온돌의 아궁이는 건물터 동쪽과 서쪽 돌출부에 조성돼 있고, 아궁이를 통해 유입된 화기가 방 전체를 회전하면서 구들장을 달구는 구조다. 구들장 길이는 70~120㎝로 현재까지 발견된 다른 온돌 시설물보다 규모가 매우 크다는 게 연구소 설명이다.

방 전체에 온돌을 설치한 전면 온돌방은 고려 후기부터 등장해 정착된 것으로 여겨지나, 이 시기 구조가 명확한 대형 온돌 건물터가 확인된 사례는 드물다.

국립문화재연구원 양숙자 연구관은 "강화 선원사지 유적에서 이 시기 온돌 유적이 발굴됐으나, 방 전체의 온돌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온돌 구조의 변천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학술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9년간 고려 전시수도였던 강화도에서 아직 강도 시기 유적이 많이 발굴되진 않았다. 사찰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조사된 선원사지에 이어 묘지사지가 두 번째다.

남한의 유일한 고려 왕궁터인 강화읍 일대도 주거지가 조성돼 거의 발굴이 이뤄지지 못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내년까지 묘지사지 발굴 조사를 진행해 사찰 구조와 성격을 파악하고 학술 자료를 구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