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0.7℃
  • 맑음서울 26.3℃
  • 맑음인천 24.2℃
  • 맑음원주 27.5℃
  • 맑음수원 24.8℃
  • 맑음청주 28.8℃
  • 맑음대전 28.8℃
  • 맑음포항 23.0℃
  • 맑음대구 31.2℃
  • 맑음전주 26.2℃
  • 맑음울산 23.9℃
  • 맑음창원 26.4℃
  • 맑음광주 28.4℃
  • 맑음부산 23.8℃
  • 맑음순천 28.1℃
  • 맑음홍성(예) 26.3℃
  • 맑음제주 22.0℃
  • 맑음김해시 25.3℃
  • 맑음구미 30.1℃
기상청 제공
메뉴

(강원일보) [토끼띠 문화예술인]①한국화가 안용선

谷-姿(곡-자)에서 천음(天音)까지 유니크한 작품 세계 눈길
올해는 오방색과 필묵작업으로 ‘사람다움’ 담아보겠다 계획

 

춘천 출신 한국화가 안용선(47·사진)은 그림 그리는 철학자다. 아니 철학하는 한국화가라는 표현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학부와 대학원 석사까지 한국화를 전공한 후, 박사과정에서는 동양철학을 선택한 것도 그렇지만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 심오함도 한 몫하고 있다.

 

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谷-姿(곡-자)’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부터다. 대자연, 그 중에서도 계곡을 자신의 주관적인 시선에서 재해석해 풀어내는 이 시리즈를 통해 그의 독특한 화법은 화단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없음은 있음으로 인해 존재한다는 ‘상대적인 개념’을 자신의 작품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일종의 방법론으로 찾아낸 것이다. 그러던 그는 돌연 작품의 주제를 ‘천음(天音)’으로 변경한다. 안 작가의 표현대로 풀이하면 천음은 ‘자연의 천연적인 예술요소’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정의하자면 상대성의 합일(合一)을 통해 터득한 회화적 표현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안용선 작업의 서사 속에서 단절이 아닌 연속성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다.

 

“‘곡-자’와 ‘천음’은 표현양식과 의미상의 차이가 다소 있어보이지만 사실 지향하고 있는 곳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곡’과 ‘자’가 표현대상의 의식과 무의식, 인식영역과 인식할 수 없는 영역 등의 상대성을 근거로 한 화법이라면, ‘천음’은 그러한 상대성이 이미 하나되어 드러나는 자연현상에 주목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작업을 해 나가면서 스스로 깨닫게 된 회화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사람다움’을 담고 싶다는 생각을 염두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안 작가는 그동안 수묵 일변의 작품들을 선보인 작업에 변화를 줘 2023년에는 본격적으로 색(色)을 사용해 보겠다고 했다.

 

“올해는 전통적 색이라고 일컫는 오방색과 필묵작업을 중심으로 ‘사람다움’을 담아보겠습니다. 지난해 개인전에서 필획과 사군자를 중심으로 실험적인 시도를 한 바 있으나, 만족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이를 좀 더 집중적으로 실험해 보려 합니다. 동시에 강원의 산수, 특히 설악산을 중심으로 한 산수를 수묵일변으로 좀 더 그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저의 회화관을 선보일 수 있는 개인전을 가져볼 생각입니다.”

 

여전히 자신의 작품세계에 수양(修養)을 통해 얻는 ‘사람다움’을 담는 것이 궁극의 목표일 것이라고 밝힌 그는 “(제 작품을 통해)다양한 예술적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정복 행복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림그리기를 마치 수행처럼 하는 안 작가의 올해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