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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토끼띠 문화예술인]②연극배우 전시연(1987년생)

“‘그 배우가 전시연이었어? 나는 몰랐네’라는 말 듣고 파”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무대 오르는 만큼 역량 보여줄 것

 

“강원도 연극, 무소의 뿔 연극, 전시연의 연극이 곧 세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토끼처럼 총총 멀리는 아니더라도 한걸음 한걸음 게으르지 않게 나아가겠다.”

 

검은 토끼의 해를 맞는 속초 출신 연극 배우 전시연(36)의 포부다. 그는 무소의 뿔의 ‘안티고네’, 강원도립극단 ‘메밀꽃 필 무렵’, ‘소매각시’, ‘월화:신극, 달빛에 물들다’ 등 굵직한 연극 무대에서 활약해왔고 최근에는 강원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 ‘마주 보는 집’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꿈은 무대에서 늘 새로운 모습으로 보이는 것.

 

전 배우는 “작품 인물로 관객을 만나고 싶다. 일상의 내가 아닌 배역의 인물로 살아나서 ‘그 배우가 전시연이었어? 나는 몰랐네’하는 말을 듣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마주 보는 집’은 관객들로부터 큰 공감이 됐다는 평이 많았는데 ‘여자’ 역으로 무대에 오른 전 배우 역시 그랬단다.

 

그는 “나와 내 주변의 꿈을 꾸는 사람들을 응원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삼십 중반이 된 나 역시 극중 인물들과 다르지 않았다. 이상이 큰 것도 아닌데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런 혼돈의 시간 혹은 열심히 꿈꾸었던 시간은 누구나 가진 경험이기에 공감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임에 대해서도 생각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성적이 좋았던 그는 춘천여고에서 고교 생활을 했다. 고교 2학년, 학업 스트레스를 춤으로 극복하려고 재즈댄스학원에 등록했다고. 당시 서울예대 입시를 준비하던 선배가 뮤지컬 Fame(페임) 넘버를 부르고 춤추는 모습을 보고 그 노래와 춤에 반하기도 했지만, 내가 그보다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면서 연기를 꿈꿨다.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극단 art3-theatre(아트쓰리씨어터)에서 연기를 배웠고 제 발로 서울예대 연기과에 진학했다. 다시 춘천에 돌아와 터를 잡으면서 2015년 극단 무소의 뿔의 ‘리투아니아’ 로 데뷔했다.

 

전 배우는 데뷔작에 애착이 간다고 꼽았다. 그는 “30살, 연기를 전공했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얼얼하게 연기했기에 기억이 남는다. 계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 인물을 연기했던 시절이라 제일 애틋하고 멋지지 않았나 싶다. 그때의 패기는 지금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지역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 일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그는 “좋은 연출님, 좋은 배우들과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멋진 연극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지역에 있어 화두가 되기 쉽지 않고 묻히게 되는 한계가 아쉽다”고 말했다.

 

올해 그는 무소의 뿔 연극 ‘하녀들’로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초청받았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다. 그동안 지역 연극을 알아봐주지 않은 서러움이 보상받는 기분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에 배우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스럽다”며 “특히 ‘하녀들’은 19살 때 정은경 연출님이 국립극장에 올리셨을때 보고 너무 충격을 받고, 언젠가 하녀들의 한 배우로 무대에 서겠다고 생각한 작품인데, 이뤄지게 돼 잘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원도의 연극이 얼마나 멋진지, 그리고 그속에 전시연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많은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 가져주세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고민한다는 배우 전시연의 올해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