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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뻘에 묻힌 ‘죽음의 항만’…전북항만공사 설립 시급

금강하굿둑 건설 이후 누적된 퇴적 수심 낮아 물동량 뺏겨
군산 전체 항만수출물동량의 35%만 소화. 대외경쟁력 악화
동차 선사 역시 선박안전 우려 군산항 기항전환 검토

 

한때 국내 대표 무역항으로 자리매김됐던 군산항이 무역항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상시 준설체제 구축이 이뤄지지 않은 때문으로 준설 및 물동량 해소 등을 위한 가칭 전북항만공사 설립이 요구된다.

 

(사)군산항발전협의회는 18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설토가 쌓여 항만 기능이 쇠퇴해 대외경쟁력을 잃은 군산항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당장 부두 앞이라도 상시적 준설이 가능하도록 전북도가 나서 전북항만공사 등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군산항은 부산항, 인천항, 목포항에 이어 1899년 국내 4번째로 개항한 무역항이다. 군산항은 31개 부두로 구성돼 있다.

 

한때 군산 앞 바닷물은 군산항을 거쳐 충남 강경까지 흘러들어갔지만 1988년 금강하굿둑 완공으로 그 흐름이 차단됐다. 이후 바닷물이 막혀 퇴적현상이 본격화 됐고 지금은 수심이 4m~8m50cm에 그치고 있다. 2만톤급 선박이 부두에 접안하려면 11m, 3만톤급 12m, 5만톤급 14m의 수심이 필요하지만 이 같은 수심을 만족하는 군산항 부두는 한 곳도 없다는게 협의회의 설명이다.

 

실제 대형 선박들은 군산항에서 취급돼야 할 화물마저 다른 항만에서 일부 소화한 뒤 수심에 맞게 물량을 맞춰 군산항에 입항한다. 만조 때 들어갔다가 자칫 하역 시간이 늦어지면 꼬박 군산항에 묶이게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선박 안전을 우려한 자동차 선사는 군산항의 기항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등 대형 선박들이 군산항을 떠나 다른 항으로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컨테이너선과 국제여객선은 선박운항의 생명인 정시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군산 석도훼리호는 최근 낮은 수심때문에 스크류 손상을 입어 4주간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전북에서 발생하는 항만 수출 물동량의 80%, 항만 수입 물동량의 40%가 군산항이 아닌 부산항과 광양항 등 다른 항만에서 취급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협의회는 “군산항은 국내 10대 주요 항만의 지위도 상실한지 오래됐는데 이 모든 원인은 정부가 그간 군산항의 부두건설에만 치중하고, 부두기능 유지를 위한 준설의무 등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며 “전북도 등 지자체와 도내 정치권의 무관심도 그 원인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